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직을 걸고 치른 일본 중의원 조기총선은 사실상 원맨쇼였다.
다카이치 총리는 1만2000㎞ 넘는 전국 유세활동을 펼치며 지지를 호소했고 유권자들은 발로 뛰는 총리에 호응했다. 내각과 자민당은 이번 승리를 바탕으로 다카이치 총리가 공약으로 내세운 '강한 일본'으로 전환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 측면에서는 재정확대 정책을 통한 성장동력 확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자민당의 선거승리는 다카이치 총리 개인의 인기에 따른 결과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선거 전 각종 여론조사에서 자민당 지지율은 30% 안팎에 머물렀지만 다카이치 총리의 개인 지지율은 60%대에 달했다.
미우라 마리 소피아대 교수는 "유권자들은 다카이치 총리의 선명한 보수 이미지와 '강한 일본'이라는 구호에 반응했다"고 분석했다. 불안정한 국제정세와 물가상승, 엔저(엔화약세)로 체감불안이 커진 상황에서 "강한 일본이 국민의 생활을 지킨다"는 논리가 유권자들의 정서와 맞닿으며 자민당의 지지로 이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카이치 총리가 SNS(소셜미디어)에서 영향력을 키우며 젊은 유권자의 지지를 확보한 것도 이번 선거의 승리요인으로 분석된다. 현재 일본 SNS에서는 20~30대를 중심으로 다카이치 총리의 패션과 생활 등을 따라 하는 이른바 '사나카츠'(다카이치 총리의 애칭 '사나'와 활동을 뜻하는 '카츠'가 합쳐진 말) 열풍이 불고 있다.
다카이치내각은 이번 승리를 바탕으로 전후체제를 뒤흔드는 '강한 일본'으로의 대전환에 나설 전망이다. 경제분야에서는 '사나에노믹스'(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경제부양 정책)를 전면가동한다. 21조엔(약 200조원) 규모의 경기부양책과 식료품 소비세 한시면제 등 공격적인 감세안 추진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야당도 고물가 대책으로 세금인하 등을 내세우는 만큼 감세안 추진에 특히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시장은 '사나에노믹스'로 인한 일본의 재정건전성 악화를 우려한다. 글로벌 분석기관 스트랫포는 "적극재정은 단기적으로 지지를 끌어낼 수 있지만 일본 정부의 국채발행을 확대해 부채부담을 키우고 엔저심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JP모간은 일본은 "과잉채무의 상징"이라며 다카이치 총리의 재정확대 정책이 일본 국채금리 급등과 엔저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일본의 GDP(국내총생산) 대비 국가부채 비율은 236%로 선진국 중 가장 높다.
다카이치내각은 헌법 9조에 자위대의 존재를 명기하는 헌법개정안 추진에도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다카이치 측은 이번 개헌을 "현실을 반영한 정비"라고 설명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일본이 전후체제에서 벗어나 전쟁이 가능한 '보통 국가'로 전환하는 상징적 조치로 해석된다.
이러한 개헌은 외교적 파장이 불가피하다. 한국과 관계는 물론 앞서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유사시" 발언으로 촉발된 중국과 갈등이 한층 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개헌논의가 본격화하면 중국은 이를 군사적 견제로 인식해 반발수위를 높일 수 있다. 중일관계의 긴장은 동북아 안보환경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한국 역시 역사·안보이슈를 둘러싼 외교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