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령이 씌었다며 세 살 아들을 학대해 숨지게 한 오스트리아인 부부가 종신형을 선고 받았다.
9일(이하 현지시간) 오스트리아 일간지 슈탄다르트(Der Standard), 포어아를베르크(VOL.AT), 영국 더선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오스트리아 티롤주 인스브루크 지방법원은 이날 세 살 아들을 굶겨 죽인 27세 동갑내기 부부에게 살인과 고문·감금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했다.
법원은 숨진 아이의 어머니는 법의학적 치료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전문 치료시설에 입원하도록 했다.
부부의 아들 A군은 2024년 5월 19일 오스트리아 티롤주 쿠프슈타인 지역의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군 아버지는 아이가 숨진 다음 날이 돼서야 경찰에 신고했다. A군에게는 6살 누나와 3살 쌍둥이 자매, 1살 여동생이 있었지만, 이들은 다행히 무사했다.
부검 결과에 따르면 세 살배기 A군의 사망 당시 체중은 7㎏에 불과했다. 이는 생후 4개월 아기 수준으로, 또래 아이들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무게였다.
A군의 사인은 심각한 영양실조였다. 부검을 맡은 법의학자는 "겉모습만 봐도 아이가 굶주림과 탈수 증세를 보였다는 걸 알 수 있다"며 "아이 얼굴은 노인 같았고, 몸에는 뼈만 앙상하게 남았다"고 밝혔다.
검찰은 A군이 끔찍한 고문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부부가 나눈 메시지와 이메일, 이들이 촬영한 학대 사진과 동영상을 증거로 내세웠다.
이에 따르면 A군은 어두운 방에 갇혀 케이블 타이에 손발이 묶인 채 구타당했다. 끓는 물이나 얼음물을 뒤집어쓰는가 하면 매트리스도 없이 널빤지 같은 침대 프레임 위에서 자야 했다.
부부는 아들 학대를 서로 부추겼고, 감시 카메라를 설치해 고통받는 아들의 모습을 실시간으로 지켜보며 웃고 조롱하기도 했다. 부부는 A군을 제외한 다른 자녀들과 큰딸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외식하는가 하면, 지역 축제에도 참석하기도 했다.
결국 A군은 5개월간 부모의 학대에 시달리다 알몸으로 홀로 방치된 채 사망했다.
검찰은 "부부가 경제적 어려움을 겪으며 망상에 빠졌고 아들에게 악마가 씌었다고 믿었다"며 "악마의 힘이 아들의 신체 상태에 달렸다고 보고 최대한 고통스럽게 죽도록 학대했다"고 밝혔다.
베레나 페제이 검사는 "이 지역은 물론 오스트리아 전체에서도 이처럼 끔찍한 사건은 다뤄본 적이 없다"며 아들을 해친 부부의 잔혹성을 지적했다.
이에 대해 변호인 올리버 마티스는 "아이 어머니는 어린 시절 심각한 방임과 폭력에 노출됐고, 여러 차례 원치 않은 임신 등으로 정신적 압박을 받아 '심리적 과부하 상태'에 빠졌다"며 "계산된 범행은 아니었다"고 항변했다.
재판에 참석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아이 어머니는 과도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다 악의적인 이야기를 꾸며냈으며, 아이 아버지는 아내에게 정서적으로 의존해 학대에 가담했을 거라고 봤다.
아이 아버지는 "내 행동을 설명할 방법이 없다"며 "다른 자녀들이 아들의 죽음과 고통을 목격하게 해 미안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