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 쓰러지고, 대역전극"...스노보드 최가온, 드라마 같은 한국 첫 '금메달'

이재윤 기자
2026.02.13 06:16
2008년생 여고생 스노보더 최가온이 올림픽 첫 무대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이번 대회 첫 금메달이다./사진=뉴스1

2008년생 여고생 스노보더 최가온이 올림픽 첫 무대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한국 설상 종목의 새 역사를 썼다.

최가온은 13일(한국 시간)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파크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결선에서 90.25점을 받아 88.00점의 클로이 김(미국)을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이번 대회 한국 선수단 첫 금메달이자, 한국 스키·스노보드 사상 첫 동계올림픽 금메달이다. 2008년 11월생인 최가온은 만 17세 3개월의 나이로 클로이 김이 2018년 평창 대회에서 세운 최연소 금메달 기록(17세 10개월)도 경신했다.

최가온은 평소 스노보드계 우상으로 지목한 클로이 김을 누르고 금메달을 따냈다.

하프파이프는 반원통형 슬로프를 오르내리며 펼치는 공중 연기를 심판 점수로 겨루는 종목이다.

예선을 6위(82.25점)로 통과한 최가온은 결선에서 극적인 반전을 만들어냈다. 1차 시기 초반 보드가 파이프 문턱에 걸리며 머리부터 떨어지는 실수를 했다. 2차 시기 역시 초반 실수로 점수를 얻지 못했다.

두 차례 연속 실패로 메달과 멀어지는 듯했지만 마지막 3차 시기에서 완벽한 연기를 선보였다. 준비한 고난도 기술을 모두 성공시키며 90.25점을 받아 단숨에 선두로 올라섰다. 최가온은 점수가 확정되자 설원 위에서 눈물을 흘렸다.

최가온은 한국 스노보드계에 혜성처럼 등장한 기대주다. 아버지의 영향으로 스노보드를 시작해 2023년 1월 X게임 파이프 종목에서 14세 3개월의 나이로 우승하며 '신동'으로 주목받았다. 같은 해 국제스키연맹(FIS) 월드컵에선 주행 반대 방향으로 2바퀴 반을 도는 고난이도동장 '스위치 백나인'을 성공시키며 첫 월드컵 금메달을 따냈다.

그러나 2024년 초 스위스 락스 월드컵 도중 척추 골절 부상을 당해 수술대에 올랐고,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 출전도 무산됐다. 재활에 1년 이상 매달린 끝에 설원으로 복귀한 최가온은 2025년 락스 월드컵에서 동메달로 부활을 알렸다. 이어 중국 장자커우와 미국 코퍼마운틴 월드컵에서 연속 금메달을 수확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번 올림픽 직전 열린 락스 월드컵에서도 92.50점을 받아 금메달 획득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앞서 이번 대회를 앞두고 미국 경제지 포브스는 최가온을 클로이 김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 지목하기도 했다. 클로이 김 역시 "최가온의 성장을 보는 건 멋진 일"이라며 높이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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