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남미 국가 쿠바를 우호적으로 인수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27일(현지시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취재진과 만나 "쿠바는 심각한 어려움에 처해 있다. 그들은 돈도 없고 아무 것도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쿠바 정부가 우리와 대화 중이다. 어쩌면 쿠바 정부를 우호적으로 인수할 수도 있다"며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고위급 차원에서 이 문제를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 일이 일어날 수도 있다. 그들은 돈도 없고 석유도 없고 식량도 없다"며 "정말 심각한 위기에 처한 나라이고 우리의 도움을 간절히 원하고 있다"고 했다.
지난 18일 미국 매체 악시오스는 루비오 장관이 쿠바 실권자 라울 카스트로의 손자 라울 기예르모 로드리게스 카스트로와 비공식적으로 접촉 중이라고 보도했다.
악시오스 취재에 응한 한 소식통은 "그들(트럼프 행정부)은 쿠바에서 또 다른 '델시'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반미 성향이 강한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국가주석 대신 쿠바 정권을 맡을 인사를 찾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델시는 현재 베네수엘라 과도정부를 이끌고 있는 델시 로드리게스를 가리킨다. 델시 로드리게스는 지난달 미군의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축출 작전 이후 정권을 넘겨받았다. 마두로 대통령 측근이었던 그는 공개적으로 반미 감정을 드러냈던 마두로 대통령과 달리 미국에 협력하는 조건으로 정권 안위를 보장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트럼프 행정부는 쿠바에서 공산주의를 걷어내고 자본주의 도입과 함께 미국과 관계 개선을 이뤄낼 인물을 물색 중인데, 카스트로의 손자를 낙점할 가능성이 높다고 악시오스는 분석했다.
이에 대해 쿠바 정부는 트럼프 행정부와 관련 대화를 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다만 카스트로의 손자가 루비오 장관과 회담했다는 내용에 대해서는 확인도, 부인도 하지 않았다.
마두로 대통령 축출 이후 쿠바의 경제 상황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쿠바는 소련 붕괴 이후 60년 간 베네수엘라에 원유 공급을 의존해왔다. 마두로 대통령 축출로 원유 공급이 끊기자 산업은 물론 사회 기반시설 상당수가 마비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쿠바에 원유를 대는 모든 국가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겠다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지난 26일 쿠바 영해에서 벌어진 총격전 때문에 미국과의 관계는 더욱 냉각됐다. 쿠바는 이날 미국 고속정 1척이 자국 영해를 침범, 국경수비대를 향해 발포해 교전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문제의 고속정에서 총기 상당수를 발견했다면서 승선자들이 테러를 시도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승선자 10명 모두 미국에 거주하는 쿠바 국적자인 것으로 파악됐다. 일부는 미국 시민권을 갖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문제의 고속정은 정부와 무관하다면서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