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제 유가의 안정화를 위해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수출 제재를 완화하고 비상 원유 비축량을 방출하는 안을 검토중이다.
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유가 안정화를 위해 일부 국가에 대한 제재를 해제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일부 국가에 제재를 가하고 있다"며 "(호르무즈) 해협 상황이 정상화될 때까지 그 제재들을 풀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재 해제 국가에 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러시아산 원유가 대상이 될 것이란 관측이 높다. 실제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첫 전화 회담을 가지며 이란 문제 등을 논의했다.
미국은 지난 5일 이미 인도에 대해 러시아산 원유 구매를 30일간 한시적으로 허용한 바 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6일 "다른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제재도 해제할 수 있다"며 추가 완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러한 논의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이 일주일 넘게 이어지면서 급등한 유가가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미국 기업과 소비자들에게 타격을 줄 것이라는 우려에서 비롯됐다. 전문가들은 전 세계 석유 물동량의 약 20%가 오가는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를 풀지 않는 한 유가를 안정화시킬 수 있는 실질적인 수단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한다. 미 행정부는 앞서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유조선에 해군 호송과 보험을 지원하겠고 밝혔지만 해상 물동량을 늘리지는 못했다.
로이터 통신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러시아 제재 완화에는 특정 국가들이 미국의 처벌 우려 없이 러시아산 석유를 구매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이 포함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밖에 미국은 별도로 G7(주요 7개국) 국가들과 전략 비축유의 공동 방출 가능성을 논의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사용할 수 있는 다른 선택지로는 원유 선물 시장 개입, 일부 연방세 면제, 그리고 미국 국적선만 국내 연료를 운송하도록 규정한 존스법(Jones Act) 요건 해제 등이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