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정세 불안으로 유가 급등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자 일본 정부가 선제적으로 비축유를 방출하겠다고 발표했다. 일본은 원유 중 90% 이상을 중동에서 수입해 이번 전쟁으로 인한 타격이 심각한 상황이다.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 AFP통신에 따르면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11일 총리 공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는 16일부터 비축유를 방출한다"며 "국제에너지기구(IEA)의 국제 비축유 결정 기준이 발표되기 전이지만 단독으로 방출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국제 에너지 위기가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신속하게 행동할 수밖에 없다"며 "많은 유조선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지 못하면서 이달 말부터 원유 수입량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기에 전략적인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민간 비축유 15일분과 국가 비축유 1개월분을 방출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석유를 문제 없이 공급하고 급등하는 유가를 진정시킬 방침이다. 일본 정부는 휘발유 평균 가격을 리터당 170엔(한화 약 1583원)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비축유 방출은 보통 IEA가 정한 기준에 따라 이뤄지지만 원유 공급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선제 대응에 나서게 됐다. 1978년 관련 제도가 만들어진 뒤 특정 국가가 단독으로 비축유 방출을 결정한 건 처음이다.
일본은 원유의 90% 이상을 중동에서 수입한다. 이 때문에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서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국가로 지목됐다.
다카이치 총리는 "앞으로 원유 공급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G7, IEA와 계속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IEA가 국제 유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역대 취대 규모의 비축유 방출을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비축유 방출 규모가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 유가 안정을 위해 푼 1억8200만배럴을 넘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