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전쟁이 길어지면 원유 가격 상승세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잇따른다. 이달 평균 가격이 상징적인 가격인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3일(현지시간) 로이터 등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이달 브렌트유 평균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북해산 브렌트유는 북해의 9개 유전에서 생산되는 원유로,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두바이유와 함께 세계 3대 원유 중 하나다. 브렌트유는 세계 원유 생산의 10% 안팎을 차지하며 유럽의 원유 가격을 결정한다.
골드만삭스는 중동의 현 상황이 지속될 경우 올 4분기의 브렌트유 평균 가격도 93달러를 웃돌 수 있다고 내다봤다.
원유 가격 상승 원인으로는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꼽힌다. 전세계 해상 원유 물동량의 20% 이상을 책임지는 호르무즈 해협 수송로가 막히면서 공급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게 됐다. IEA(국제에너지기구)와 미국 정부가 원유 공급량을 늘렸지만 가격 상승을 막지는 못했다.
전문가들은 물가가 상승하는데 경기가 침체되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를 제기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는 최근 팟캐스트 인터뷰를 통해 "관세와 (이란)전쟁으로 물가는 오르는데 성장은 둔화되는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이른바 에스(S)의 위험으로 불리는 스태그플레이션은 경기가 침체되는 와중 물가는 상승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스태그플레이션이 닥치면 기업의 도산과 실업률 증가로 귀결되는 경우가 많아 경제 리스크가 큰 것으로 평가된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년 전 변덕스러운 관세 정책으로 세계 경제 시스템에 수류탄을 던졌다"며 "(올해는) 이란과 전쟁이라는 또 다른 수류탄을 던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란 전쟁으로 △유가 상승 △식료품 가격 상승 △경기 침체 △혼란 등 4가지 대재앙을 겪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에 대해 성경 구절을 인용, "경제적 '재앙의 네 기사'(포 호스맨 오브 아포칼립스)를 불러올 것"이라고 표현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전쟁 2주도 채 되지 않았지만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는 등 악영향이 막대하다"며 "미국이 전략비축유(비상용 비축 원유)를 충분히 보유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부정적 결과는 명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에 대해선 미국 경제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발생한 인플레이션에서 회복되는 과정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런데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도입으로 인플레이션이 완화되는 속도가 늦어진데다 최근 중동 사태가 인플레이션 심리를 부추기고 있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인공지능(AI) 거품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고 거품이 꺼지면 거시경제 충격이 엄청날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노동자들을 새로운 일자리로 이동시킬 실질적인 프로그램이 마련돼야 한다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