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자산운용사 스톤릿지가 사모펀드 환매 제한을 선언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환매 제한 대상 펀드는 최근 과잉투자·부실 불안이 불거진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AI(인공지능) 분야와 상대적으로 연관성이 낮다. SaaS 분야에서 시작된 사모펀드 위기감이 확산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날 WSJ 보도에 따르면 스톤릿지는 자사 사모대출 상품 렌드엑스(LENDX)에 대한 투자자들의 환매 요청 중 11%만 처리 가능하다고 최근 투자자들에게 통보했다.
렌드엑스는 어펌(Affirm), 블록(Block) 같은 미국 핀테크 기업이 소비자와 플랫폼 내 판매업체들에게 제공하는 대출 상품이 주를 이룬다. 펀드 총자산 규모는 지난해 11월 기준 24억 달러, 순자산은 16억 달러였다.
렌드엑스 환매 요청은 지난 6일 종료됐다. 투자자들이 환매를 얼마나 요청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WSJ는 스톤릿지의 전체 자산 운용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310억 달러 규모로 사모채권 시장에서 비중이 크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투자자들이 사모대출 자금 인출을 시도 하고 있다면서 자산운용사들이 환매 한도를 어디까지 받아들여야 하는지를 고민했다고 전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각국 금융당국들은 고위험 대출을 줄이기 위해 여러 강력한 규제를 도입했다. 이에 은행들은 부실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은 중소기업 대출에서 대거 철수했다. 그 빈자리를 차지한 대형 펀드들이 사모대출을 통해 기업에 대출을 내줬다. 현재 전세계 사모대출 시장 규모는 1조8000억 달러로 추정된다.
사모대출에 나선 펀드들은 소프트웨어 개발 기업 대출에 높은 비중을 뒀다. 소프트웨어 구독료를 통해 꾸준한 매출을 올리기 때문에 현금흐름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해 말부터 AI로 인한 소프트웨어 기업 위기론이 불거지면서 소프트웨어 기업 비중을 높인 게 악수가 됐다.
앞서 세계 최대 사모펀드 운용사 블랙스톤은 자사 대표 사모대출펀드(BCRED)와 관련해 펀드 지분의 7.9%에 해당하는 환매 요청을 수용했다. 액수로 따지면 38억 달러 규모가 펀드에서 빠져나간 것.
올해 초 AI 버블 우려를 키웠던 블루아울은 지난 1월 기술기업 대출에 특화된 블루아울 테크놀로지 인컴 펀드에 대한 환매 한도를 순자산의 5%에서 17%로 대폭 상향했다. 투자자들의 환매 요구가 잇따르자 환매 한도를 올린 것이다.
지난달에는 블루아울 캐피털코프 II의 환매 영구 중단을 발표했다. 이 펀드의 자산 규모는 16억 달러로 크지 않은 편이나 환매 중단의 여파는 상당했다. UBS그룹은 AI 위기론으로 인해 대출 시장에서 공격적인 변화가 나타날 경우 사모대출 부도율이 최대 15%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