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부터 미국 주요 공항에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들을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부터 이어진 국토안보부 셧다운으로 공항 혼란이 확대되자 ICE 요원 투입 카드로 민주당을 향해 예산안 합의 압박에 나선 것이다. ICE 요원의 공항 투입은 불법 이민 단속 대상이 미국 거주자에서 입국자로 확대하는 것으로 논란이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 SNS(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공항 혼란을 촉발한 국토안보부 셧다운의 책임이 민주당에 있다고 주장하며 "급진 좌파 민주당이 우리나라(미국), 특히 공항을 다시 자유롭고 안전해지도록 하는 합의에 즉각 서명하지 않는다면, 나는 우리의 뛰어나고 애국적인 ICE 요원들을 공항에 투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ICE 요원들은 이전에 누구도 본 적 없는 방식으로 (공항) 보안 업무를 수행할 것이며 우리나라에 들어온 모든 불법 이민자는 즉시 체포할 것"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추가 게시물을 통해 "급진 좌파의 터무니없고 위험한 '국경 개방 정책'으로 수백만 명의 범죄자들을 우리나라에 들어오게 했지만, 공화당은 이를 완전히 차단했고, 미국 역사상 가장 강력한 국경을 갖게 됐다"며 "나는 월요일(23일) ICE를 (공항에) 투입하는 것을 기대하고 있고, 이미 그들에게 '준비하라'(GET READY)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게시물에선 "민주당은 심각하게 무능하다"며 "ICE는 월요일 출동할 준비가 됐다. 더 이상 기다림도, 더 이상의 게임도 없다"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소말리아 출신자들이 "부패한 주지사, 법무장관 그리고 일한 오마르 하원의원의 승인 아래 한때 위대했던 미네소타주를 완전히 망쳐놨다"고 주장하며 이들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경고했다.
국토안보부는 미 의회의 예산안 처리 불발로 지난달 14일부터 부분 셧다운에 돌입했다. 셧다운으로 국토부 직원 급여 지급이 중단되면서 공항 보안 등을 담당하는 교통안전청(TSA) 직원들이 병가를 내고 퇴사하면서 주요 공항은 심각한 인력 부족 사태를 겪고 있다. 일부 공항에서는 보안 검사 지연으로 승객들이 제시간에 탑승하지 못하는 사례가 늘었다. NBC뉴스에 따르면 지난달 셧다운 이후 TSA 직원 400명 이상이 퇴사했다고 한다. TSA 전체 직원 약 6만5000명 중 5만명이 공항 보안 요원이다.
민주당은 지난 1월 미네소타주에서 ICE 요원의 총격으로 민간인 2명이 사망한 사건을 앞세워 트럼프 행정부가 이민 단속 정책 개혁에 동의할 때까지 국토안보부 예산을 통과시키지 않겠다고 했다. 다만 민주당 지도부는 공화당에 공항 보안 업무 차질 등을 고려해 TSA 예산만 별도로 먼저 처리하자고 제안한 상태다. 하지만 공화당 측은 이에 동의하지 않고 있다.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의 ICE 요원 투입 경고를 강하게 비판했다. 코네티컷주의 리처드 블루멘털 상원의원은 "ICE 요원의 공항 투입은 또 하나의 무모하고 위법적인 위협"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ICE 권한의 한계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것 같다. ICE 요원들이 공항을 돌아다니는 모습을 미국인들이 보게 된다면 (ICE 요원들이 이민 단속을 위해) 집 문을 부수고 침입했던 것과 같은 충격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로이터는 "공항 보안 업무는 TSA의 고유 영역으로, ICE 요원들은 공항 보안 업무에 특화된 훈련을 받지 않았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