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석유 봉쇄 조치로 대규모 정전 사태가 발생한 쿠바에 러시아산 원유가30일(현지시간) 도착했다.
이날 러시아 통신사 인테르팍스에 따르면 10만톤(t)의 원유를 실은 러시아 유조선 '아나톨리 콜로드킨'호가 쿠바에 도착했다. 보도에 따르면 해당 선박은 현재 마탄사스 항구에서 화물 하역을 대기중이다.
앞선 2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용기인 에어포스 원 기내에서 기자들과 만나 쿠바의 에너지 부족 사태에 공감을 표하며 "쿠바 정부가 곧 무너질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타국의) 어떤 지원도 신경 쓰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만약 어떤 나라라도 지금 당장 쿠바에 석유를 보내겠다고한들 러시아든 아니든 아무런 문제가 되지않는다"고 언급했다.
쿠바는 지난 1월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축출된 뒤 베네수엘라 석유의 통제권이 미국으로 넘어가면서 심각한 에너지 부족 사태에 직면했다. 에너지 수요의 3분의 2 가량을 수입에 의존해 온 쿠바는 그간 베네수엘라에서 석유를 공급받아왔기 때문이다. 여기에 미국이 멕시코 등 쿠바에 원유를 보내는 다른 국가들에 대해서도 징벌적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하며 상황이 악화됐다. 디아스카넬 쿠바 대통령은 쿠바가 3개월 동안 연료를 공급받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쿠바에선 보기 드문 폭력 시위가 발생했다.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의 선박 추적 데이터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쿠바행 원유 선적을 차단하려던 기존의 방침을 철회한 이후 해당 선박은 쿠바 북부 해안을 따라 이동했다.
러시아는 이날 자국 유조선이 쿠바에 도착한 것에 대한 환영의 메시지를 보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카리브해 섬에 대한 물자가 확보됐다"며"러시아는 쿠바에 대한 석유 공급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