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랑 협상하나"…'핀셋 공습' 이란 지도부 와해, 트럼프 자충수

조한송 기자
2026.03.31 16:10

외신 "이란 지도부 붕괴...협상 더 어려워져"

(테헤란 AFP=뉴스1) 윤다정 기자 = 18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이란 안보수장 알리 라리자니 최고국가안보회의(SNSC) 사무총장과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산하 바시즈 민병대 총사령관 골람레자 솔레이마니의 장례식이 열리고 있다. 이후 이란 새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성명을 통해 "살인자들은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2026.03.18. ⓒ AFP=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테헤란 AFP=뉴스1) 윤다정 기자

미국이 이란과 종전 협상을 추진중이지만 기존의 이란 지도부가 와해되면서 난항을 겪는 것으로 지적됐다. 미국이 이스라엘과 함께 인공지능(AI) 기술 등을 활용, 수뇌부 표적 제거에 나선 것이 '성과'로 여겨졌지만 전쟁 출구를 찾으려는 지금은 오히려 상당한 장애요인이 됐다는 것이다.

3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CNN 등은 미국 관리들의 말을 인용, 중재국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받는 이란 내부 인물들이 평화 협정에 최종 서명할 권한이 있는지, 혹은 그 협정을 실행에 옮길 능력은 있는지 등을 확신하지 못하는 상태라고 보도했다. 이란 측 인물들이 중재국을 통해 간접 협상에는 나서고 있으나 이들이 권한이 있는지 등 장담하기 어렵단 얘기다. NYT는 "이란에 대한 미·이스라엘 공습은 이란 정부를 분열시켰고 이란의 의사 결정과 공격 조율 능력을 복잡하게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지난 2월28일 첫 공습 이후부터 정보 작전 등을 동원해 이란 수뇌부 핵심 인사를 잇따라 제거했다. 2월28일 공습으로 최고지도자였던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폭사했고, 후계자 후보로 거론됐던 알리 라리자니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SNSC) 사무총장마저 며칠 후 공습으로 숨졌다. 이밖에 전쟁 4주 만에 수십 명의 이란 수뇌부가 사망했다.

살아남은 이란 관료들은 신변에 위기를 느끼면서 미국 및 이스라엘과의 소통을 주저하고 있다. CNN은 파키스탄 등 중재국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 "이란 내부 관계자들은 추적을 우려해 오랜 시간 휴대폰이나 기기를 사용하지 않는다"며 "살해를 피하기 위해 몸을 웅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이 같은 상황을 인정했다. 그는 지난 29일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이란 정권은 완전히 파괴되고 파괴됐다"고 언급했다. 현재 미국 관리들이 간접적으로 협상 중인 이들은 "완전히 다른 집단"이라고 평가했다. 또 미국 관리들은 보다 실용적 인사라 판단했던 이란 내부 관료들도 사망했다고 밝혔다.

상황을 더욱 복잡하게 만드는 것은 차기 이란 최고지도자인 모즈타바 하메네이의 생사가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다. 그는 최고지도자 자리에 오른 뒤 아직까지 공식석상에 한번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에 심각한 부상을 입었거나 심지어 사망했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미국 정보 당국자들은 하메네이는 이란이 앞세운 명목상의 인물일뿐, 실질적인 의사결정은 혁명수비대 내 생존 지도부가 내리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대해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아무도 그(모즈타바)를 본 적이 없다"며 "이란의 정권 구조가 현재 매우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이 같은 이란 지도부의 붕괴는 평화 협상을 추진해 전쟁을 마무리지으려는 트럼프 행정부에도 걸림돌이 되고있다. NYT는 "이란의 안보 및 군사 기관은 계속 가동되고 있지만 정부가 새로운 전략이나 정책을 수립하는 능력은 약화됐다"며 "이란 정부의 의사결정이 점점 더 악화될수록 미국 특사와의 협상이나 양보는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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