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 곧 타결" "이란 석유 탐나" 불안만 키우는 트럼프의 '입'

"협상 곧 타결" "이란 석유 탐나" 불안만 키우는 트럼프의 '입'

양성희 기자
2026.03.31 04:04

"이란 대화의지 보인다" 조기합의 가능성 언급
하르그섬 장악·확전 염두에… 국제유가 요동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이란과 조만간 합의할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중동을 둘러싼 긴장감이 다소 누그러졌다. 다만 미국이 여전히 대이란 지상전을 검토하고 예멘의 친이란 성향의 후티반군이 참전하는 등 확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냉온탕을 오가는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에 국제유가는 요동쳤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란과 직간접으로 협상 중"이라며 "협상이 매우 잘(extremely well)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조만간 합의가 이뤄질 것같다"고 했다. 그는 같은 날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도 이란과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휴전협상이 며칠 안에 타결될 수 있는지에는 구체적인 답변을 피하면서도 "우리는 지금까지 약 1만3000개의 목표물을 타격했고 약 3000개가 남았다"며 "협상은 꽤 빨리 끝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 오전부터 대형 유조선 20척이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할 수 있도록 이란이 문을 열 것이라며 "이란이 협상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전에 상대해본 적 없는 사람들을 상대하고 있다"며 "완전히 다른 집단인데 이것이 정권교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의 차남인 이란의 새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에 대해선 "죽었거나 상태가 아주 안 좋은 것같다"고 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국제유가가 다시 치솟은 가운데 나왔다. 국제유가 기준이 되는 브렌트유는 30일 아시아 시장에서 개장 초반 배럴당 115달러 안팎에서 움직였고 WTI(서부텍사스산 중질유)도 배럴당 100달러 넘는 가격에 거래됐다. 블룸버그통신·CNBC 등은 브렌트유 가격이 이달 들어 50% 이상 폭등해 사상 최대 월간 상승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주식시장과 유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협상임박을 언급했을 가능성이 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월요일 아침 주식시장 개장을 앞두고 나왔다"고 전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결렬 가능성을 함께 언급했고 이란 경제의 생명줄과 다름없는 하르그섬에 대한 장악 의지도 드러냈다. FT와 인터뷰에서는 "가장 원하는 일은 이란의 석유를 차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르그섬 장악 가능성에는 "여러 선택지가 있다"며 "만약 점령하게 되면 한동안 주둔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현재 중동에는 5만명 넘는 미군이 주둔한다. 지상작전을 염두에 두고 병력을 늘려 평소보다 1만명 더 많아졌다. 뉴욕타임스(NYT)는 미 특수부대원 수백 명이 29일(현지시간) 중동에 도착해 수천 명의 해병대원, 공수부대원들과 합류했다고 보도했다. 미군이 이란의 고농축 우라늄을 확보하기 위한 작전을 벌일 가능성도 있다.

후티반군이 공격을 확대할 경우 홍해 주변 해상항로를 위협할 가능성도 있다. 이미 세계 원유 물동량의 20%가 지나는 호르무즈해협이 막히면서 전세계적인 타격이 심한 상황인데 후티반군이 원유 수송에서 12%를 차지하는 바브엘만데브해협을 막을 경우 세계 경제는 충격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양성희 기자

머니투데이 양성희입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