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전선언 없었다… 뒤통수 맞은 시장

뉴욕=심재현 특파원, 정혜인 기자
2026.04.03 04:05

"트럼프 대국민연설… 이란에 2~3주간 강한 타격 예고
"호르무즈는 각국이 알아서"… 글로벌 증시 ↓ 유가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강경한 발언으로 미국과 이란간 종전 기대감이 꺾이며 국내 양대 지수가 하락 마감한 2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가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앞으로 2~3주 동안 이란을 강하게 타격해 '석기시대'로 돌려보내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 밤 9시(현지시간·한국시간 2일 오전 10시) 백악관에서 대국민연설을 통해 "이란전쟁의 핵심 전략목표들이 달성단계에 접어들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란전쟁에서 조만간 철수하겠다면서도 거센 막판 공세를 예고한 것이다. 2일 장중에 이 소식을 접한 아시아 증시는 하락하고 국제유가는 다시 치솟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18분 동안의 연설에서 지난 한 달여 군사작전에 대해 "신속하고 결정적이며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며 "이란은 군사적, 경제적 측면을 포함한 모든 면에서 초토화됐고 해군과 공군은 사라졌으며 미사일은 거의 소진됐거나 무력화됐다"고 밝혔다. 이어 "(이란과 종전협상) 논의를 진행 중"이라면서도 "이 기간에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이란의 모든 발전소를 매우 강하게 동시에 타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이란의 석유시설은 가장 쉬운 목표지만 아직 공격하지 않았다"며 "그곳을 공격할 수도 있다"고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동지역 석유에 의존하는 국가들이 호르무즈 해협을 지켜야 한다"며 사실상 동맹국에 부담을 넘기는 발언을 이어갔다. 미국 내 휘발유의 평균 소매가격이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기는 갤런당 4달러를 넘긴 데 대해 "단기적 상승"이라면서도 "전적으로 이란 정권이 상업용 유조선과 인접국가를 대상으로 광기 어린 테러공격을 가한 결과"라고 주장했다. 또 "이번 전쟁은 자녀와 손주들의 미래에 대한 진정한 투자"라며 전쟁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 직후 국제유가는 급반등하고 뉴욕증시에서 주가지수 선물은 급락했다.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4.47% 떨어진 5234.05로 마감했다. 5월 인도분 WTI(서부텍사스산중질유)는 2일 오후 4시30분 현재 6.3% 뛴 배럴당 106.43달러를 기록했다.

국제기구들은 일제히 이번 전쟁이 세계 경제에 미치는 충격을 경고했다.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WB) 국제에너지기구(IEA)는 공동성명을 통해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중동지역에 대규모 혼란을 야기하면서 전세계 에너지시장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공급부족 사태를 촉발했다"며 대응방안을 논의할 조정그룹을 결성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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