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이중 봉쇄… 이란 돈줄 끊으려다 세계경제 숨통 끊나

정혜인 기자
2026.04.14 04:10

美, 원유 핵심통로 막아 외화수입 차단… 협상 압박 전략
'제재 내성' 강한 이란 버티는 동안 고유가 리스크는 심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해협 '봉쇄'라는 강경 카드를 꺼내 들었다. 외교적 해결을 자신하며 해협 '재개방'을 시사한 것과는 정반대 행보다. 이란의 경제 '생명줄'인 원유수출을 차단, 협상에서 우위를 확보해 이란의 '핵포기'를 끌어내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동시에 전면전을 피하면서 압박효과를 극대화할 선택지 가운데 가장 현실적인 '호르무즈해협 봉쇄'를 골랐다는 평가도 나온다. 4가지 관전포인트로 해상봉쇄 조치를 읽을 수 있다.

12일(현지시간) 호르무즈해협에 면한 오만 무산담반도의 해안에 한 선박이 정박해 있다. /무산담(오만)로이터=뉴스1

① 이란 '돈줄' 겨냥 협상력 제고 ② 통제권 확보 계산

첫째, 철저한 '실리적 계산'의 결과다. 이란 정부수입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에너지 수출길을 막는 것은 정권의 숨통을 조일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비군사적 수단으로 꼽힌다. 호르무즈해협은 이란산 원유가 세계시장으로 나가는 핵심통로다. 미국이 이곳을 통제할 경우 이란의 원유수출은 사실상 차단되고 외화수입 급감은 곧 국가 재정과 경제 전반의 압박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둘째, 국제사회의 '고유가' 압박 속에서 일부 완화된 이란산 원유판매를 다시 제한하고 그간 유지돼온 우회거래까지 차단하려는 의도다. 이란이 그동안 '호르무즈해협 봉쇄' 위협을 협상 지렛대로 활용해온 흐름을 단숨에 역전시키겠다는 것이다.

현실적 이유도 있다. 미국은 이미 6주간 이어진 전쟁으로 탄약비축량이 줄어들었다. 추가 군사행동에 대한 부담이 적잖다. 중동분쟁 확대에 회의적인 미국 내 여론까지 고려하면 대규모 지상전이나 전면공습 재개는 쉽지 않다.

결국 호르무즈해협 봉쇄는 전면전 확대를 피하면서도 이란 정권에 실질적 타격을 주는 최대한의 압박카드다. 이란의 주요 인프라를 공격할 수 있다는 경고를 유지하면서도 실제로는 해상봉쇄를 통해 상대의 양보를 끌어내려는 이른바 '벼랑 끝 전술'이라는 해석이다.

③ 위험한 승부수 ④ 세계경제 파장 촉각

다만 이같은 승부수는 리스크가 크다. 이란의 강력한 반발을 불러 군사적 충돌을 야기할 수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해군이 이란 해안과 가까운 좁은 해협에서 작전을 수행해야 하는 만큼 이란의 미사일과 드론 공격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와 더불어 이란이 오랜 기간 고강도 제재를 견뎌온 '제재 내성'을 고려하면 자금줄 차단만으로 단기간에 이란의 '핵포기' 약속을 받아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WSJ는 짚었다. 일각에서 "최악의 선택"이라고 평가하는 이유다.

게다가 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과 참모진은 교착상태를 해결하기 위해 호르무즈해협 봉쇄에 더해 이란에 대한 제한적 군사공습을 재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에 따르면 미국은 봉쇄 외에 다양한 군사옵션을 여전히 펼쳐놓은 셈이다.

이 조치로 전세계 국가들이 경제적 영향을 받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봉쇄 소식에 국제유가는 즉각 배럴당 100달러선을 다시 돌파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가에 대해 "이란 핵무기를 막기 위한 비용"이라며 단기적 고통을 감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해외 다른 나라뿐 아니라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미국조차 휘발유 가격상승 등 물가부담은 정치적 부메랑으로 되돌아올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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