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호르무즈 해협 봉쇄, 미국·이란 모두 잘못했다"

정혜인 기자
2026.04.21 07:08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폴란드에서 도날드 투스크 폴란드 총리와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관련해 미국과 이란 모두에 잘못이 있다고 비판하며 양측에 외교적 해법 모색과 긴장 완화를 촉구했다.

20일(현지시간) 로이터·AFP통신 등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폴란드에서 도날드 투스크 폴란드 총리와 정상회담 후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미국-이란 전쟁 관련, "우리의 입장은 변함없다. 외교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모두 진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미국이 호르무즈에서 표적 봉쇄를 유지하기로 한 뒤 이란 당국이 처음 입장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양측 모두의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했던 지난 17일의 결정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미국과 이란에 외교적 해결을 촉구했다.

이란은 지난 17일 미국과의 남은 휴전 기간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한다고 발표했다가 다음 날인 18일 자국 선박과 항구에 대한 미국의 봉쇄를 이유로 다시 봉쇄했다. 다만 일각에선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개방 번복 발표가 미국의 봉쇄보다 이란 군부의 반발 탓이라며 이란 고위층 내부 분열 가능성을 제기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왼쪽)과 도날드 투스크 폴란드 총리가 20일(현지시간) 폴란드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마크롱 대통령은 앞서 레바논에서 유엔평화유지군(UNIFIL) 소속 자국 군인 1명이 총격 사망한 것에 대해 "프랑스가 특정 표적이 된 것은 아니다"라며 해당 군인들이 민간인 편에서 임무 중이었기 때문에 표적이 됐다고 설명했다. 지난 18일 레바논에서 불발탄 제거 작업 중이던 프랑스 군인 1명이 총격에 사망하고, 3명이 다쳤다. 프랑스와 이스라엘은 당시 총격이 레바논의 친이란 세력 헤즈볼라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투스크 총리와 회담에서 양국 국방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두 정상은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양국의 국방 협력 강화 범위에 핵 억지력, 군사 위성, 합동 훈련, 방위 산업 및 정보 공유 등을 포함할 수 있다고 밝혔다.

투스크 총리는 "핵 분야든, 합동 훈련이든 우리의 협력에는 한계가 없다"고 강조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앞으로 몇 달 내에 핵 억제력 관련 "구체적인 진전"을 이룰 수 있는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며 "핵탄두를 탑재한 프랑스 전투기의 폴란드 배치가 가능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프랑스와 폴란드의 국방 협력 강화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미국의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탈퇴 시사 등으로 유럽 안보 지형 변화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이뤄졌다. 마크롱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유럽 안보에서 빠지려는 행보를 보이자, 유럽 내 미국의 '핵우산' 공백을 프랑스의 핵 억지력으로 보완하자고 제안했고, 독일 등 주변국과 관련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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