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 임무로 중동에 배치된 미 항공모함 USS 제럴드 R. 포드함의 해상 배치 기간이 베트남전 이후 미군 최장 기록을 경신했다. 작전 장기화로 함선 내 식량 부족, 승조원들의 피로감 누적 등 문제가 여전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네이비타임즈 등 미 군사전문지들에 따르면 현재 중동에서 임무 수행 중인 USS 제너럴 포드함은 20일(현지시간)로 해상 배치 기간 301일을 채웠다. 300일을 넘겼을 뿐 아니라 베트남전 이후 최장 배치 기록이다. 베트남전 당시 330일 가량 작전 기록이 있지만 최근 기록은 USS 에이브러햄 링컨 함(294일)이 갖고 있었다.
제럴드 포드 함은 지난 6월 출항해 지난해 10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체포 작전을 지원하는 등 임무를 수행한 뒤 중동 배치 명령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세탁실 화재, 화장실 배관 문제가 발생했다. 화장실 배관에 각종 이물질이 들어가 막히면서 승조원들이 길게는 45분씩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세탁실 화재 이후로는 매트리스, 승조원 군복 등을 다른 항모에서 긴급 공수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포드 함의 귀국이 늦어진 탓에 가족의 임종을 지키지 못한 병사도 있다면서 포드 함에서 임무 수행 중인 5000명의 승조원과 가족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 해군은 승조원과 가족들을 지원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위' 계급장을 단 리트리버견 '세이지'도 승선했다. 세이지는 지친 승조원들의 심리상담을 돕는 힐링에 역할을 하는 걸로 알려졌다.
한편 해상작전 중인 미군들에게 식량 공급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포드함은 아니지만 나란히 중동에서 작전 중인 항공모함 링컨 함에 탑승 중이라는 한 해병대원이 언론을 통해 식판 사진을 공개한 바 있다. 해당 사진 속 식판에는 삶은 당근과 회식 빛이 도는 햄 한 조각, 가공육 한 덩어리가 놓여져 있었다.
미 해군은 식량 문제는 없다고 반박했다. 미 해군은 지난 18일 엑스 게시글에서 "링컨 함, USS 트리폴리 상륙함 승조원들은 신선하고 완벽한 식사를 제공받는다"고 했다. 음식이 가득 담긴 접시를 배식 중인 사진도 함께 공개했다. 피트 헤그세스 전쟁부(국방부) 장관은 "링컨 함, 트리폴리 함 모두 30일 이상 분량 식량을 비축하고 있다"며 "(식량 부족 문제가 있다는 언론 보도는) 가짜 뉴스"라고 했다.
2019년 당시 링컨 함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집권 1기때 이란 핵 협정 탈퇴로 인한 중동 갈등과 정비 문제가 겹쳐 294일 동안 배치됐다가 2020년 1월 복귀했다. 당시에도 장기 배치 때문에 군 장병들의 건강이 악화되고 사기가 저하됐다는 지적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