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시 美연준 의장 후보자 "트럼프 꼭두각시 아니다"

뉴욕=심재현 특파원
2026.04.23 04:10

인준청문회서 독립 판단 강조
포워드 가이던스 개편 의지도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후보자가 21일(현지시간) 상원 은행위원회가 개최한 인사청문회에서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워싱턴DC(미국) AP=뉴시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 의장 후보자인 케빈 워시가 기준금리 인하를 압박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꼭두각시가 되진 않을 것이라며 연준의 독립성을 강조했다. 다만 그는 금리인하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으면서 복합적인 신호를 남겼다.

워시 후보자는 21일(현지시간) 상원 은행위원회에서 열린 인준청문회에서 "선출직 공직자들이 금리에 대한 개인의 견해를 밝힌다고 해서 통화정책의 독립성이 위협받는다고 믿지 않는다"면서 "연준의 독립성은 연준에 달렸고 연준 지도부는 무엇이 옳은지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인하 압박이 '연준 독립성 위협'이라는 시각을 반박하면서 연준의 독립적인 판단에 따라 통화정책을 결정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는 인준을 받으면 자신을 차기 의장으로 지명한 트럼프 대통령의 '꼭두각시'가 될 것이냐는 질문에도 "절대 아니다"라며 "독립적으로 행동할 것"이라고 답했다.

워시 후보자는 다만 물가에 대해서는 기존과 다른 시각을 드러냈다. 그는 현 인플레이션 상황에 대해 "인플레이션이 덜 문제가 되는 것은 사실"이라며 "이는 물가 상승률이 몇 년 전보다 덜 심각하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여전히 2021년과 2022년 정책오류의 여파를 겪고 있다"며 인플레이션 프레임워크 개편을 시사했다.

이같은 언급은 물가의 구조적 흐름을 중심으로 금리정책을 판단하겠다는 의미로 시장에서는 금리인하 가능성을 열어둔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워시 후보자는 연준이 통화정책의 경로를 사전에 안내해 시장의 불확실성을 줄이는 '포워드 가이던스'에 대해서도 개편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하는 대로 금리를 1% 이하로 대폭 인하하면 물가상승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즉답을 피하며 "(연준의) 많은 동료와 달리 포워드 가이던스를 믿지 않는다. 미래의 결정을 예고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워시 후보자는 연준 이사로 재임한 2011년 제2차 양적완화 정책에 반대, 이사직에서 물러나면서 한때 통화정책에서 긴축을 지향하는 '매파'로 분류됐다. 이후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인하 주장에 동조하는 입장을 보였다.

한편 워시 후보자가 연준 의장으로 취임하려면 상원의 인준표결을 통과해야 하는데 은행위원회 소속 톰 틸리스 공화당 의원이 제롬 파월 현 의장에 대한 법무부 수사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인준에 반대하겠다고 밝히면서 통과가 불확실한 상황이다. 은행위는 현재 공화당 13명, 민주당 11명 구도로 민주당 의원 전원이 반대한다는 가정하에 공화당에서 1명만 반대의견을 보여도 인준안은 상임위 문턱에서 막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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