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이 메타가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마누스를 인수하면 인재와 기술 및 데이터가 유출될 수 있다고 보고 인수를 불허한 걸로 파악된다. 동시에 본사를 해외로 이전하는 우회전략을 통해 회사를 미국 등 기술 경쟁국에 매각하려는 시도가 앞으로 통하지 않을 것이라는 경고 의미도 담은 것으로 보인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는 지난 27일 "법과 규정에 따라 외국자본의 마누스 프로젝트 인수에 대해 투자 금지 결정을 내렸다"며 "당사자(메타)에게 해당 인수 거래를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당국이 메타의 마누스 인수건에 대한 기술 수출 규제 위반 가능성을 검토하기 시작한지 약 3개월만에 나온 결론이다.
메타는 지난해 12월 마누스를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인수 금액은 약 20억 달러(약 3조원)로 알려졌다. 하지만 한 달 뒤 중국 상무부는 마누스 인수와 관련한 수출 통제, 기술 수출입, 대외 투자 등 관련 법률 및 규정의 일관성에 대해 평가 및 조사를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상무부의 조사 착수부터 발개위의 최종 인수 금지 결정까지 중국 당국은 관련 이유에 대해선 공식적으로 별다른 설명을 내놓지 않았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서방 언론에선 마누스가 본사를 해외로 이전한 뒤 메타에 회사를 매각하려 한 과정을 중국은 기술유출 시도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마누스는 2022년 창업한 중국 스타트업인 버터플라이이펙트의 AI 에이전트 제품으로 출발해 독립기업으로 성장했다. AI 에이전트는 질문에 답변을 하는 기존 챗봇과 달리 여러 작업을 스스로 계획하고 실행하는 AI다. 마누스는 지난해 6월 글로벌 사업을 확대한다며 싱가포르로 본사를 이전했다. 중국 산업계에선 글로벌 고객 확보를 위해 싱가포르에 제2본사나 사무실을 여는 사례가 늘어나는 추세였다. 당시 중국 언론에선 이를 두고 '배신자'란 비판이 나왔다.
이 같은 서방 언론등을 통한 추정은 28일 중국 공산당과 정부의 시각을 대외에 알리는 관영 글로벌타임스의 논평을 통해 어느정도 사실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타임스는 마누스가 메타에 매각되는 과정을 '싱가포르 워싱(Singapore washing)'으로 규정했다. 중국 인재와 인프라를 기반으로 성장한 기업이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우회 전략을 통해 미국 자본을 유치한 뒤 중국과의 연결을 끊으려 했단 것.
보다 구체적으로 중국이 메타의 마누스 인수 과정에서 무엇을 가장 경계했는지도 논평을 통해 윤곽이 드러났다. 글로벌타임스는 "핵심은 기업 등록지나 현재 위치가 아니라 인재·기술·데이터가 중국과 얼마나 연결돼 있는지, 그리고 관련 거래가 중국 산업 안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여부"라며 "마누스의 초기 연구개발은 중국에서 진행됐고 핵심 데이터도 중국에서 나온 만큼 인재·기술·데이터 이동은 중국의 이해와 직결된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인재 유출 문제를 특히 경계한 것으로도 보인다. 글로벌타임스는 "이번 인수 가치가 기업 자체보다는 인력 확보에 있다는 점에서 사실상 '인재 영입' 거래란 비판도 제기됐다"고 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일부 서방 매체는 이번 인수 불허를 미·중 경쟁의 산물로 해석하지만 AI와 데이터, 소프트웨어, 인력 등이 포함된 국가 간 인수합병은 단순한 상업 거래가 아니다"며 "최근 전 세계적으로 투자 안보 심사가 강화되고 있으며 중국의 규제 역시 이러한 흐름과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인수 불허 조치가 국제 관행에도 부합한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