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국 노린 '거짓 주장'…"세계 유일 망 사용료·주한미군 4만명"

또 한국 노린 '거짓 주장'…"세계 유일 망 사용료·주한미군 4만명"

윤세미 기자
2026.04.28 14:50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AFPBBNews=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AFPBBNews=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왜곡 및 거짓 주장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요구하기 위해 주한미군 규모를 부풀리는가 하면 관세 부과를 위해 불공정 프레임을 씌우는 일도 다반사다. 이는 단순한 실수이기보다는 미국 우선주의(아메리카퍼스트) 아래 협상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27일 X(옛 트위터)를 통해 "한국이 세계에서 유일하게 망 사용료를 부과한다"고 주장한 것도 거짓이다. 관련 법안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당연히 미국 기업 등에 사용료가 부과된 적이 없다. 망 사용료 논의의 경우 유럽연합(EU)에서도 이뤄진 바 있다. 다만 EU는 지난해 미국과 무역 협상에서 망 사용료 도입을 유보하기로 하고 대신 통신사와 빅테크 간 분쟁 시 규제기관이 중재하는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USTR은 27일(현지시간)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한국이 망 사용료를 부과한다고 주장했다./사진=USTR X 계정
USTR은 27일(현지시간)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한국이 망 사용료를 부과한다고 주장했다./사진=USTR X 계정

USTR은 지난달 31일 발표한 국가별 무역장벽보고서(NTE)에서 "2024년(최신 데이터) 기준 한국의 평균 최혜국(MFN) 실행 관세율은 13.4%"라며 "농산물 평균 관세율은 57.0%, 비농산물은 6.5%"라고 했다. 또 "한국은 전체 관세 품목의 94.9%를 세계무역기구(WTO)에 양허했으며, 평균 WTO 양허 관세율은 17%"라고 했다. 숫자 자체는 틀리지 않지만, 문제는 이 수치가 미국과 직접적인 관계가 크지 않다는 점이다. MFN 관세는 FTA를 체결하지 않은 국가에 적용되는 기준이기 때문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과 맥이 닿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초 의회 연설에서 상호관세 부과를 앞두고 "한국의 평균 관세가 미국보다 4배 높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한국과 미국은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전체 상품의 약 98%를 사실상 무관세로 교역한다. 실제 한미 교역 현실과 동떨어진 수치를 끌어와 관세 부과의 명분으로 내세운 셈이다.

USTR이 2026년 NTE에서 한국의 수입 관세에 대해 설명한 부분/사진=USTR 웹사이트
USTR이 2026년 NTE에서 한국의 수입 관세에 대해 설명한 부분/사진=USTR 웹사이트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을 겨냥해 가장 자주 내세우는 왜곡은 주한미군 숫자다. 실제 주한미군은 약 2만8500명 수준이다. CNN은 미 전쟁부(국방부) 자료를 인용, 2025년 기준 2만6772명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공식 석상에서 이를 4만명, 많게는 4만5000명이라고 여러 차례 주장했다. 예전엔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압박하기 위한 취지였다면 최근엔 한국이 호르무즈 해협 군함 파견 등 미국의 요청에 호응하지 않았다고 비판하는 과정에서 같은 주장을 반복한다.

이는 "상대가 불공정하다"는 이미지를 씌워 협상 테이블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걸로 풀이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연방 대법원이 상호관세를 위법으로 판결한 뒤 새로운 관세 부과를 위한 조치에 착수한 상태다. 그 일환으로 무역법 301조에 따른 조사를 7월까지 마무리한단 계획이다. 이 조항이 시행되면 미국은 불공정 무역 관행으로 의심되는 국가에 관세를 부과할 수 있게 된다. 때문에 관세 부과의 정당성을 확보하려면 먼저 상대를 불공정 국가로 규정하는 서사가 필요해진다.

또한 거짓 주장이라도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상대국은 이를 반박하는 데 에너지를 쓸 수밖에 없다. 지난해 관세 협상 과정에서 한국 측 협상단은 잘못된 수치를 거듭 인용하는 백악관에 거듭 설명하느라 진땀을 흘렸단 후문이다. 결국 트럼프의 왜곡 주장은 반복적인 노출을 통해 상대국이 타협안을 검토하게 만드는 고도의 심리전이자 더 많은 양보를 끌어내기 위한 비즈니스용 압박 전술인 셈이다.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27일(현지 시간) 카메룬 야운데에서 열린 제14차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MC-14)에서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면담을 하고 있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제공) 2026.03.2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27일(현지 시간) 카메룬 야운데에서 열린 제14차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MC-14)에서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면담을 하고 있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제공) 2026.03.29.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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