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빅테크 중 승자는 알파벳…AI 가치사슬 모든 단계 보유, 놀라운 성장세[오미주]

권성희 기자
2026.04.30 18:05

[오늘 주목되는 미국 주식시장]

AI(인공지능) 데이터센터 구축에 가장 많은 돈을 쓰는 4대 하이퍼스케일러인 알파벳,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플랫폼스가 29일(현지시간) 장 마감 후 일제히 올 1분기(1~3월) 실적을 발표했다.

4개 회사 모두 올 1분기 조정 주당순이익(EPS)과 매출액은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지만 AI 모멘텀과 자본지출 적정성에 대한 판단에 따라 시간외거래에서 주가 반응은 극명하게 갈렸다.

압도적인 승자는 시간외거래에서 주가가 약 7% 급등한 알파벳이었고 패자는 약 7% 급락한 메타였다. 아마존은 주가가 큰 변동성을 보이다 2.7% 올랐고 마이크로소프트는 하락하다 0.3% 강보합을 나타냈다.

알파벳 올들어 주가 추이/그래픽=이지혜

알파벳은 이날 클라우드 시장의 3위 사업자인 구글 클라우드의 올 1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63%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성장률은 2위 업체 마이크로소프트의 클라우드 서비스인 애저의 39%와 1위 업체인 아마존 웹 서비스(AWS)의 28%를 크게 앞서는 것이다. 제프리즈의 애널리스트인 브렌트 틸은 "구글 클라우드가 클라우드 시장 전체에서 점유율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순다르 피차이 알파벳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콘퍼런스 콜에서 "구글 클라우드는 엔터프라이즈 AI 스택 전체에 걸쳐 자체 솔루션을 제공하는 유일한 기업이라는 점이 차별점"이라며 반도체부터 자체 AI 모델까지 AI 가치사슬의 모든 단계를 소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구글의 AI 모델인 제미나이 플랫폼에서 기업 고객들이 에이전틱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면서 "올 1분기에는 사상 처음으로 엔터프라이즈 AI가 구글 클라우드의 주요 성장 동력이 됐다"고 소개했다. 구글 클라우드의 엔터프라이즈 AI는 올 1분기 월간 활성 사용자수가 전 분기 대비 40% 급증했다.

구글은 브로드컴과 함께 설계한 AI 칩인 TPU(텐서 처리장치)로 내부적으로 비용 효율성을 높였다는 점도 경쟁력이다. 피차이 CEO는 TPU를 일부 고객의 자체 데이터센터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금까지는 TPU를 구글 클라우드에서만 사용할 수 있었다. 이에 따라 올 하반기부터는 TPU 매출액이 발생하게 된다.

구글 클라우드의 계약잔고는 AI 컴퓨팅 수요 증가와 TPU 공급 약정에 힘입어 지난 1분기 말 기준 4620억달러로 전 분기 대비 거의 두 배 수준으로 증가했다.

알파벳은 이번 실적에서 AI 활용으로 검색 사업이 위축될 것이란 우려도 가라앉혔다. 오히려 구글은 검색 사업을 AI 중심으로 전환하고 방대한 데이터를 활용해 AI 모델과 도구들을 구축했다. 피차이 CEO는 검색에 AI 도구를 결합한 이후 검색 쿼리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올 1분기 구글 검색 매출액은 AI로 인해 사용이 늘며 19% 증가했다.

알파벳은 이날 올해 자본지출 전망을 기존 대비 50억달러 상향 조정했지만 투자자들은 구글 클라우드의 인상적인 성장세가 지출 증가세를 정당화한다고 판단했다.

알파벳은 올해 자본지출 규모를 기존 1750억~1850억달러에서 1800억~1900억달러로 늘려 잡았다. 이는 전년 대비 두 배 수준이다. 아낫 아쉬케나지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내년 자본지출은 올해보다 "상당폭 더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의 클라우드 성장세는 투자자들을 크게 감동시키지 못했다. 올 1분기 AWS의 매출액 성장률은 28%로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 26%를 상회하며 3년3개월만에 가장 높았지만 제프리즈의 틸은 놀라운 수준은 아니었다고 평가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올 2분기(올 4~6월)에 애저의 매출액 성장률이 시장 예상치인 37%보다 높은 39~40%에 이를 것이라고 밝혀 투자자들에게 안도감을 줬지만 올해 자본지출 규모를 지지할 만큼 대단한 수준은 아니라는 반응을 얻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올해 자본지출을 1900억달러로 전망했다. 이는 애널리스트들이 예상했던 1600억달러를 크게 웃도는 것이다.

메타 플랫폼스는 올 1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33% 늘어나며 시장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었지만 올해 자본지출 전망을 증액해 투자자들의 우려를 샀다. 메타의 데이터센터는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처럼 다른 기업에 임대해 수익을 내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메타만 사용하기 때문에 자본지출 증가세에 투자자들은 더욱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메타는 올해 자본지출 가이던스를 기존 1150억~1350억달러에서 1250억~1450억달러로 상향하면서 "올해 부품 가격 상승과 이보다 규모가 적긴 하지만 미래의 (컴퓨팅) 용량을 지원하기 위한 추가적인 데이터센터 비용을 반영한 것"이라고 밝혔다. 메모리 반도체 등의 가격 인상으로 자본지출을 늘릴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마이크로소프트도 올해 자본지출 전망치 1900억달러 가운데 약 250억달러가 메모리 반도체를 비롯한 부품 가격 상승의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부품 가격 상승에 따른 지출 증대는 투자 수익성을 낮추는 요인이다.

아마존은 지난 2월 실적 발표 때 밝혔던 올해 자본지출 규모 2000억달러를 유지했다.

한편, 30일에는 개장 전에 비만치료제로 유명한 제약회사 일라이 릴리와 중장비회사 캐터필러가 실적을 발표한다.

오전 8시30분(한국시간 오후 9시30분)에는 올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발표된다. 같은 시간 지난 3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와 지난주 실업수당 청구건수도 공개된다. 오전 10시엔 지난 2월 경기선행지수가 나온다.

장 마감 후에는 애플과 AI 수요 폭증으로 주가가 급등한 데이터 저장장치 회사인 샌디스크 웨스턴 디지털이 실적을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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