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교황, 이란 핵 용인" vs 교황 "진실 근거로 비판해야"

조한송 기자
2026.05.06 15:32

마코 루비오 장관, 오는 7일 바티칸서 교황 접견..."관계 수습 목적 아냐"

(바티칸 로이터=뉴스1) 강민경 기자 = 바티칸의 성 베드로 광장에서 교황 레오 14세가 2025년 9월 7일 영국 태생의 이탈리아 소년 카를로 아쿠티스와 피에르 조르지오 프라사티의 성인 시성을 위한 미사를 집전하고 있다. 2025.9.7 ⓒ 로이터=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바티칸 로이터=뉴스1) 강민경 기자

오는 7일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이 바티칸을 방문, 첫 미국인 교황인 레오 14세와 접견을 가질 예정인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교황간 마찰이 계속되고 있다.

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일 한 라디오 토크쇼에 출연, 레오 14세 교황이 이란의 핵무기를 용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교황은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해도 괜찮다는 식의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하는 것 같은데 나는 그것이 매우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레오 교황이 이란이 핵무기를 가져야 한다고 언급한 적은 없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저지하기 위함이라고 주장하는 이란 전쟁에 관해서는 반대해왔는데, 이 점을 두고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레오 교황은 즉시 반박했다. 바티칸신문에 따르면 그는 5일 "교회의 사명은 복음을 전파하고 평화를 설교하는 것"이라며 "평화를 이야기함으로써 기독교 메시지를 전파하고 싶었을 뿐"이라고 일축했다. 더불어 레오 교황은 자신이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지지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그는 "교회는 수년 동안 모든 핵무기에 반대해 왔으며 그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만약 누군가 제가 복음을 전하는 것을 비판하고 싶다면 진실에 토대를 두고 그렇게 하라"고 지적했다.

이같은 설전은 오는 7일 가톨릭 신자인 루비오 장관이 레오 14세 교황과의 접견을 앞둔 가운데 나왔다. 이는 거의 1년 만에 이뤄지는 트럼프 행정부 각료와 교황 간의 접촉이다. 브라이언 버치 주교황청 미국대사는 이날 "루비오 장관이 레오 교황과 트럼프 행정부 정책에 대해 솔직한 대화를 나눌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몇 주 동안 레오 교황을 반복적으로 비판했는데, 이는 정치적 성향을 막론하고 기독교인들의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이 가운데 루비오 장관은 이번 바티칸 방문은 트럼프 대통령과 교황의 불화가 생기기 이전에 계획된 것임을 강조했다. 그는 이번 방문이 교황과의 관계를 수습하기 위한 시도냐는 취지의 질문에 "이번 방문은 이전부터 계획된 것이며 그 사이에 몇 가지 사건들이 발생한 것뿐"이라고 답했다.

재임 초기 몇 달 동안 레오 교황은 민감한 쟁점에 관한 언급은 대체로 피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9월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한 이민 정책을 비판한 것을 시작으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지난 4월 아프리카 순방 과정에서는 "부유한 국가들의 변덕이 평화를 위협한다"며 "세계가 소수의 독재자에 의해 유린당하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후 레오 교황은 기자들에게 해당 연설문은 순방 몇 주 전에 작성된 것이며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적으로 겨냥한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교황을 향해 '범죄 문제에 약하다' '외교 정책에 대해 끔찍하다' 등으로 표현하며 마찰을 빚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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