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부자야, 벌금 내면 돼"…멸종위기 물범에 돌 던진 관광객[영상]

이은 기자
2026.05.12 16:02
지난 5일(현지시간) 한 관광객이 미국 하와이주 마우이섬 라하이나의 한 해변에서 멸종위기종인 하와이몽크물범의 머리를 향해 돌을 던지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 영상은 SNS(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했고 지역 주민들과 누리꾼들의 공분을 샀다. /사진=케일리 슈니처 인스타그램

멸종위기종인 하와이몽크물범을 향해 돌을 던진 한 관광객의 행동이 공분을 사고 있다.

11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뉴욕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5일 오전 하와이 마우이섬 라하이나 프론트 스트리트 해안가에서 한 남성 관광객이 바다를 헤엄치던 물범을 향해 커다란 돌을 던지는 모습이 포착됐다.

물범은 근처에 큰 돌이 떨어지자 놀라 황급히 도망쳤다. 이 영상은 SNS(소셜미디어)를 통해 빠르게 확산하며 비판 여론이 거세졌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이 남성은 해안가에서 쉬고 있던 물범에게 여러 차례 접근했고, 주민들이 '물러나라'라고 경고했지만, 같은 행동을 반복했다. 이후 그는 코코넛 크기의 큰 돌을 물범 머리 방향으로 집어 던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 남성은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출신의 37세 관광객으로 알려졌다.

지난 5일(현지시간) 한 관광객이 미국 하와이 마우이섬 라하이나의 한 해변에서 멸종위기종인 하와이몽크물범의 머리를 향해 돌을 던지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 영상은 SNS(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했고 지역 주민들과 누리꾼들의 공분을 샀다. /사진=케일리 슈니처 인스타그램

당시 영상을 촬영한 마우이 주민 케일리 슈니처(18)는 하와이 지역 매체 'Khon 2'과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하자 남성이 '상관없다. 벌금 내겠다. 난 부자다'라고 말한 뒤 계속 걸어갔다"고 전했다.

이 남성이 공격한 물범은 심각한 멸종 위기에 처한 하와이몽크물범으로, 전 세계 개체 수가 1500여 마리만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연방 해양포유류 보호법에 의해 보호받고 있어 사람은 물범과 최소 50피트(약 15m) 이상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 물범을 괴롭히거나 다치게 할 경우 최대 5만 달러(한화 약 7500만원)의 벌금형이나 5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

특히 피해를 입은 물범은 라하이나 주민들에게 '회복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존재라 지역 사회에 충격은 더 컸다. 주민들은 2023년 대형 산불로 큰 피해를 입은 마우이섬으로 돌아온 이 물범을 '라니'라는 애칭으로 부르며 각별히 돌봐온 것으로 전해졌다.

라니가 공격당하자 분노한 한 현지 주민은 이 남성을 넘어뜨린 뒤 주먹으로 폭행했고, 이 모습이 담긴 영상 역시 SNS에서 확산하며 화제가 됐다.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주 마우이섬 라하이나의 한 해변에서 멸종위기종인 하와이몽크물범의 머리를 향해 돌을 던진 워싱턴주 시애틀 출신의 37세 관광객의 모습. /사진=케일리 슈니처 인스타그램

마우이 경찰서는 지난 5일 오전 10시51분쯤 신고를 접수했으며, 이 남성은 현장에 출동한 하와이주 토지·천연자원부 산하 주 자원보호집행국에 의해 구금됐다. 다만 그는 진술을 거부하고 변호사 선임 권리를 행사해 곧바로 석방됐다.

형사 기소 전 단계인 만큼 남성의 신원은 공개되지 않았다. 자원보호집행국은 사건을 연방 기관인 미국해양대기청(NOAA) 소속 연방 검찰에 넘긴 상태이며, 당국은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기소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자원보호집행국의 제이슨 레둘라 국장은 최근 하와이몽크물범 한 마리가 해변에서 새끼를 낳아 특히 예민한 시기라며 "사람들의 안전과 멸종 위기에 처한 해양 생물 보호를 위해 안전 관람 지침을 준수해 달라"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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