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인한 금융' 이어 '국민배당금'…김용범의 '도발적 격문'

'잔인한 금융' 이어 '국민배당금'…김용범의 '도발적 격문'

이원광 기자, 김성은 기자
2026.05.12 17:29

[the300]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김용범 정책실장이 27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 접견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6.04.27. bjko@newsis.com /사진=고범준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김용범 정책실장이 27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 접견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6.04.27. [email protected] /사진=고범준

이재명 정부의 정책 콘트롤타워인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소셜미디어(SNS)에서 연일 '도발적 격문'으로 '정책 애드벌룬(Trial balloon)'을 띄우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의 정책 구상과 아젠다(의제)를 '보론'(더하는 말)의 형태로 풀어 내 국민 여론을 수렴하려는 시도로 읽히지만 정치권과 시장에 미치는 파장을 고려해 메시지 관리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비판이 야권을 중심으로 나온다. 청와대는 12일 파장이 확산된 김 실장의 '국민배당금' 제안에 대해 "내부 논의나 검토와 무관한 개인 의견"이라고 했다.

김용범 "국민배당금" 언급하자 李대통령 '기본소득론' 소환

김 실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AI(인공지능) 인프라 시대의 과실은 반세기에 걸쳐 전 국민이 함께 쌓아온 산업 기반 위에서 나온다"며 과실의 일부를 전 국민에게 구조적으로 환원하는 '국민배당금'(가칭) 설계 검토를 제안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AI발 반도체 초호황에 따른 유례없는 이익이 특정기업만의 성과가 아닌 만큼 초과세수의 사회적 재분배 검토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 실장의 이런 제안은 '기본소득' 개념을 누차 강조해 온 이 대통령의 고민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최고경영자)와 만나 "20여년 전부터 기본소득을 얘기했는데 AI 시대인 지금이야말로 기본소득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AI 기본사회'로의 전환을 위해선 막대한 생산성과 경제적 이익을 공유해 모든 국민의 기본적인 삶을 보장해야 한다는 지론을 갖고 있다.

(서울=뉴스1) 허경 기자 = 김용범 정책실장이 27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공동창업자 겸 대표 접견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6.4.27/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허경 기자
(서울=뉴스1) 허경 기자 = 김용범 정책실장이 27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공동창업자 겸 대표 접견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6.4.27/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허경 기자

'아젠다' 던지는 靑정책실장…李대통령, 공개발언으로 측면 지원

김 실장은 지난 10일엔 페이스북에 "2027년까지 반도체 호황이 이어진다면 2026년과 2027년의 세수는 역사적 규모에 이를 가능성이 높다"며 "이제 진짜 중요한 대목은 재정"이라고 썼다. 초과세수를 활용한 확장재정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통해 국민경제 대도약의 발판을 닦는 데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며 올해 하반기와 내년 적극 재정 기조의 '울트라 예산' 편성을 지시했다.

지난 3일 이 대통령이 가진 문제의식의 연장선에서 쓴 김 실장의 '금융 구조 시리즈 3편'도 마찬가지다. 김 실장은 과거 관행에 얽매인 낡은 신용평가 체계로 중·저신용자가 과도한 고금리를 부담하거나 제도권 금융에서 배제되는 현행 금융 시스템의 구조적 모순을 '잔인한 금융'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최근 국무회의와 SNS 메시지 등을 통해 금융권의 사회적 공공성 책임을 강조하고 서민 빚 부담을 줄이는 '포용적 금융 대전환'을 강조하고 있다.

(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 김용범 정책실장이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앞서 이억원 금융위원장, 임기근 기획예산처 차관과 대화하고 있다. 2026.3.10/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 김용범 정책실장이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앞서 이억원 금융위원장, 임기근 기획예산처 차관과 대화하고 있다. 2026.3.10/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김용범 '정책 애드벌룬' 역할 주목…"대통령 유연함 배가" vs "무조건적 반대·편들기 부추긴다"

전문가들은 김 실장의 '도발적 격문'에는 이른바 '정책 애드벌룬' 역할로 국정 최고 책임자인 이 대통령의 정치적 부담을 줄이려는 의도가 있다고 분석했다. 논쟁적인 정책의 이론적 토대를 제공하는 한편, 핵심 화두를 선제적으로 던지고 보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박창환 장안대 교수 겸 정치평론가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참모들이 아젠다를 던지면 대통령이 수습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진영 논리가 강한 한국의 정치 환경에서 청와대가 과도하게 이슈를 생산하면 합리적 토론보다 찬반 논쟁이 넘칠 수 있다"며 "(파장을 고려한) 신중함이 어느 정도 필요해 보인다"고 했다.

(서울=뉴스1) 허경 기자 = 김용범 정책실장이 27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공동창업자 겸 대표 접견 관련 브리핑을 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2026.4.27/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허경 기자
(서울=뉴스1) 허경 기자 = 김용범 정책실장이 27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공동창업자 겸 대표 접견 관련 브리핑을 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2026.4.27/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허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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