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봉쇄 후폭풍…OPEC 원유생산 30% 급감·재고 바닥 보인다

정혜인 기자, 윤세미 기자
2026.05.14 10:42

OPEC·IEA 월간보고서 "전쟁 후 원유 생산·재고 급감"…
OPEC 원유 생산, 전쟁 기간 하루 970만배럴 줄어…
IEA "각국 원유 재고 약 2달간 2.5억배럴 감소"…
올해 수요 전망은 엇갈려 OPEC "증가" vs IEA "감소"

/로이터=뉴스1

미국·이란 전쟁에 따른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3개월째 이어지는 가운데 주요 산유국의 생산량이 급감하고, 각국의 원유 재고도 빠른 속도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과 이란의 극적인 합의로 해협 봉쇄가 풀리더라도 전쟁 이전 수준의 생산을 재개하기까지는 수개월이 걸릴 전망으로 중동 분쟁발(發) 에너지 위기가 당분간 지속될 거란 우려가 나온다. 올해 원유 수요 전망은 기관별로 엇갈렸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국제에너지기구(IEA)는 13일(현지시간) 각각 월간보고서 발표를 통해 미국·이란 전쟁 이후 산유국 생산량과 세계 각국의 원유 재고가 계속 줄고 있다며 국제 원유 시장 공급 차질을 경고했다.

OPEC 보고서에 따르면 OPEC 회원국의 원유 생산량은 지난 3월 전월 대비 하루 790만배럴 줄어든 데 이어 4월에도 173만배럴 감소했다. 4월 감소분 중 약 절반은 사우디아라비아(이하 사우디)에서 나왔다. 사우디의 지난달 원유 생산량은 하루 676만8000배럴로, 1990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줄었다.

OPEC 회원국의 4월 전체 생산량은 1898만배럴로, 지난 2월 미국·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이란 전쟁이 시작된 이후 30% 이상(하루 970만배럴) 줄어든 수준이다. 비OPEC 산유국을 포함한 OPEC+의 4월 생산량은 하루 174만배럴 감소한 3319만배럴로 집계됐다.

OPEC의 이번 보고서는 지난 1일 탈퇴를 선언한 중동 대표 산유국 아랍에미리트(UAE)의 산유량이 포함된 마지막 보고서가 될 전망이다.

미국·이란 전쟁 이후 걸프 산유국의 생산량 추이 /사진·자료=CNBC·OPEC

"각국 원유재고 소진, 유가급등 전조"

IEA 집계에 따르면 4월 전 세계 석유 공급량은 하루 180만배럴 감소한 9510만배럴을 기록했다. IEA는 "2월 이후 석유 공급의 누적 감소량이 일일 1280만배럴에 달했다"며 "걸프국의 원유 생산량이 전쟁 이전보다 하루 1440만배럴 줄었다"고 설명했다. IEA는 석유 공급 감소와 함께 세계 각국의 원유 재고가 사상 최고 속도로 소진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IEA 집계 지난달 전 세계 원유 재고는 1억7000배럴 감소했다. 이는 하루 약 400만배럴이 줄어든 것으로 영국과 독일의 하루 소비량을 합친 것보다 많은 수준이다.

IEA는 "이란 전쟁 이후 약 2달 동안 원유 재고가 약 2억5000만배럴 줄었다. 현재 걸프만에 갇힌 (유조선의) 석유를 제외하면 감소 규모는 훨씬 클 것"이라며 "지속적인 공급 차질 속 각국의 원유 비축량 급감은 향후 유가 급등의 전조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IEA의 경고는 앞으로 몇 달 내 일부 국가의 원유 재고량이 심각하게 부족해질 수 있다는 우려를 키운 것"이라고 분석했다. 세계 최대 석유 기업 사우디 아람코의 아민 나시르 CEO(최고경영자)는 지난 11일 1분기 실적 발표에서 이란 전쟁으로 역사상 최악의 공급 차질이 발생했다며 각국의 원유 재고 고갈을 경고한 바 있다.

한편 OPEC과 IEA의 올해 세계 원유 수요 전망은 엇갈렸다. IEA는 올해 세계 원유 수요 전망치를 전년 대비 일일 42만배럴 줄어든 1억400만배럴로 제시했다. 전쟁 여파를 반영해 기존 전망보다 하루 130만배럴 낮춘 수치다.

반면 OPEC는 올해 석유 수요가 하루 120만배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OPEC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올해 원유 수요는 10만배럴 증가에 그치지만 비회원국의 수요는 약 110만배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올해 세계 원유 수요 증가분 대부분을 비OECD 회원국이 책임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기존 증가 전망치 140만배럴에서 하향 조정하긴 했지만, IEA와 달리 수요 낙관론을 내놓은 것이라고 CNBC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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