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현지 언론이 이재명 대통령의 '한국인 탑승 가자 구호선단 납치' 비판 발언을 주요 뉴스로 다뤘다. 일부 매체는 이 대통령의 이번 비판이 한국과 이스라엘의 외교 갈등으로 번져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외교적 고립 심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20일(현지시간) 예루살렘 포스트·와이넷 등 이스라엘 현지 언론은 "이재명 한국 대통령은 이날 이스라엘이 국제 해역에서 한국 국민들을 체포했다며 이를 '도를 한참 넘은 행위'라고 비판했다. 또 네타냐후 총리에 대해선 국제형사재판소(ICC)의 체포 영장 발부를 거론하며 한국의 독자적 결정 필요성을 언급했다"고 보도했다.
일부 매체는 이 대통령의 '체포 영장' 언급에 대해 "한국이 이스라엘 지도부에 대한 기존 입장을 바꿀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라며 한국과 이스라엘 간 외교 관계가 흔들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채널14는 "한국은 ICC 로마 규정 서명국으로 ICC 판결을 원칙으로 준수하지만, 그간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며 네타냐후 총리에 대한 강경 발언을 자제해 왔다. 이번 비판은 외교적 판도를 뒤흔들 것"이라고 전했다.
채널14는 "이 대통령은 이번 발언을 통해 이스라엘이 한국 국민의 권리와 자유를 침해한다면 (이스라엘에 대한) 기존 입장을 재검토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고, 네타냐후 총리가 한국에 입국할 경우 그의 체포 여부에 대해 '독자적 판단'을 내릴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 했다. 또 "이는 네타냐후 총리의 외교적 고립을 심화하고, (이스라엘이) 아시아 주요 경제 강국 중 하나인 한국과 새로운 긴장 전선을 형성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제22회 국무회의 겸 제9차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한국인 활동가 등이 탑승한 가자 구호선단이 이스라엘군에 의해 나포된 것에 대해 "(나포) 법적 근거가 무엇이냐"며 "너무 심하고, 비인도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ICC의 체포 영장을 언급하며 "유럽 대부분 국가가 (네타냐후 총리에) 체포 영장을 발부해 국내로 들어오면 체포하겠다고 발표했다. 우리도 (체포 영장 발부를) 판단해 보자"고 말했다.
가자지구 구호선단 측 홈페이지·SNS(소셜미디어)에 따르면 한국인 활동가 김동현씨가 탑승한 구호선단 '키리아코스 엑스(Kyriakos X)'호가 지난 18일 오후에 이스라엘 측에 나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한국인 활동가 김아현씨가 탑승한 선박 '리나 알 나불시(Lina Al-Nabulsi)'호도 이날 새벽 이스라엘 측에 나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군은 구호선단 나포 관련 "반(反)이스라엘 구호선단을 장악한 뒤 활동가들을 '떠다니는 감옥'으로 이송했고, 이후 구금 및 조사를 위해 아시도드항으로 압송했다"며 "이스라엘 당국은 추후 활동가 중 정식 구금 대상자와 해외 추방 대상자를 분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군 당국은 선단 나포 과정에서 지시를 따르지 않는 일부 선박을 위협하고자 고무탄을 몇 차례 발포했지만, 부상자 등 특이 사항은 없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