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러시아가 지난 20일 베이징 정상회담에서 북한 두만강을 통한 동해 진출 협의를 추진하는 데 합의했다. 북한도 포함된 3자 협의로 북한을 동북아 물류와 전략 구조에 다시 연결하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 중러는 미국 패권에 반대하는 한편 공급망과 AI(인공지능), 우주, 군사 협력을 추진하는데도 뜻을 모았다.
21일 관영 신화통신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일 정상회담 후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전면적 전략 협력 강화 및 선린우호 협력 심화에 관한 공동성명'을 내놨다고 밝혔다.
성명엔 경제와 문화 군사, 인프라를 망라한 전방위 협력안이 담겼다. 특히 한반도에 지정학적으로 중요한 두만강 관련 협력안도 포함됐다. 양국은 "1991년 중소 국경협정 제9조 정신에 따라 북한과 함께 두만강 출해(出海, 동해 진출) 문제에 관한 3자 협의를 계속 추진하기로 재확인했다"고 합의했다.
중국의 동북 3성은 동해와 매우 가깝지만 지리적으로 출해가 쉽지않다. 이에 중국은 두만강을 통한 동해진출 프로젝트를 과거 강하게 추진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북중관계가 불안해지고 두만강 하구는 러시아가 실질적으로 통제하는 탓에 진척을 보지 못했다. 중국으로선 러시아 설득이 최우선이고 러시아와 북한과의 관계 변화도 변수였는데 이번 베이징 정상회담을 통해 이 프로젝트의 협의 추진을 러시아와 합의한 셈이다.
중러 양국은 특히 '북한과 함께'란 문구를 넣어 이 프로젝트가 북한도 포함된 3자 협의란 점도 분명히 했다. 북한을 동북아 물류와 전략 구조에 다시 연결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외교가에선 시 주석이 곧 북한을 국빈 방문할 수 있단 관측도 나온다. 전일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시 주석이 이르면 다음 주 북한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중러는 이처럼 북중러 프로젝트 합의에 더해 패권주의에 반대하고 양국 협력 강화를 통한 다극화 질서 구축에 나서겠단 점에도 합의했다. 공동 성명에서 양국은 "일부 국가는 패권주의를 고수하고 있으며 그들의 공격적 정책은 국제 경쟁을 더욱 격화시킨다"며 "이들 국가는 타국의 주권을 침해하고 다극화된 세계 구축을 방해한다"고 했다. 사실상 미국을 겨냥한 지적이다. 또 "양국 관계의 더 높은 수준의 발전을 추진한다면 세계에 더 많은 혜택을 가져다 줄 것"이라며 양국 협력이 다극화 질서의 핵심이란 점도 시사했다.
이에 양국은 공급망과 AI(인공지능), 우주, 군사 등 전략적 부문에서 다양한 합의를 내놨다. △산업망·공급망의 안전과 안정 보장△디지털경제와 인공지능 등 정보통신기술 분야 협력△중국의 세계 인공지능 협력기구 설립 제안에 대한 러시아의 찬성△국제 달 연구기지와 달·심우주 탐사를 포함한 우주 핵심 분야 협력△합동 훈련과 해·공군 연합 순찰 등에 합의했다.
한편 양국은 공동 성명에서 유엔의 권위와 핵심 역할을 수호해야 한단 점을 재확인했다며 일방적 제재와 2차 제재, 차별적 관세 등 제한 조치를 반대하고 WTO 중심의 다자무역 체제를 수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