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벗은 스페이스X, 초라한 재무 실적 vs 거대한 우주 비전

권성희 기자
2026.05.21 15:05

돈 버는 스타링크 vs 돈 먹는 xAI…의결권 85% 독점한 머스크, 파격 보상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로켓, 위성, AI(인공지능) 기업인 스페이스X가 20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기업공개(IPO)를 위한 상장 투자설명서(S-1)를 제출했다.

이번 신청서에는 우주 데이터센터 구축과 화성 정착촌 건설 등 스페이스X의 장기 비전이 담겼다. 아울러 목표 달성시 머스크에게 부여되는 막대한 보상안과 미래 투자로 인해 확대된 손실 규모, 머스크가 스페이스X의 지배력을 유지하기 위한 복수 의결권(Super-voting) 주식 구조 등도 함께 공개됐다.

스페이스X

재무 현황

스페이스X는 올 1분기 매출액이 46억9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약 40억달러에 비해 17% 늘어났다. 반면 올 1분기 순손실은 42억8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5억2800만달러에 비해 크게 확대됐다.

지난해 연간 매출액은 186억7000만달러로 전년 140억2000만달러 대비 33% 증가했다. 하지만 지난해 49억4000만달러의 순손실을 내며 2024년 7억9000만달러의 흑자에서 적자 전환했다.

현재 매출액의 대부분은 위성 인터넷 사업인 스타링크에서 발생하고 있다. 스타링크는 지난해 약 114억달러의 매출액을 올려 전체의 61%를 차지했다.

스타링크 가입자는 2023년 230만명에서 2024년 440만명으로, 2025년에는 890만명으로 급증하고 있다. 이 결과 지난해 스타링크의 영업이익은 44억2000만달러로 전년의 약 20억달러에 비해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스페이스X 연도별 매출 및 순이익/그래픽=윤선정

스페이스X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국방부의 핵심적인 로켓 발사 공급업체로 우주 발사 시장의 1위 사업자이기도 하다. 우주 발사 사업은 지난해 49억9000만달러의 매출액을 올렸으나 6억5700만달러의 영업적자를 냈다.

올 1분기에도 6억2000만달러의 매출액에 6억6000만달러의 영업손실을 냈다. 주요 적자 원인은 차세대 초대형 로켓인 스타십 개발이다. 스페이스X는 스타십 개발에만 지난해 30억달러, 올 1분기에 9억3000만달러를 지출했다.

지난해 2월에 합병한 xAI를 통해 진출하게 된 AI 사업에서는 더 막대한 손실이 발생했다. AI 부문은 지난해 32억달러의 매출액을 올렸으나 영업손실은 63억6000만달러에 달했다. 적자 규모는 2024년 15억6000만달러에 비해 4배 이상 불어난 것이다. 지난해 AI 모델 그록 개발과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127억달러의 자본지출을 단행한 결과다. 이는 지난해 스페이스X가 투입한 전제 자본지출 207억달러의 61%에 달하는 규모다.

AI 부문은 올 1분기에도 매출액 8억8000만달러를 크게 압도하는 24억7000만달러의 영업손실을 냈다. 올 1분기에만 엔비디아의 최신 GPU(그래픽 처리장치) 확보와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77억2000만달러를 쏟아 부으며 같은 기간 스페이스X 전체 자본지출(101억달러)의 76%를 썼다.

한편, 스페이스XI는 AI 사업 강화를 위해 AI 코딩 스타트업인 커서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600억달러에 인수할 수 있는 옵션 계약을 체결했다.

사업계획 및 비전

스페이스X는 우주에 태양광 에너지를 전력원으로 하는 대규모 데이터센터 건설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이르면 2028년부터 AI 컴퓨팅 위성을 본격적으로 쏘아 올릴 계획이다.

스페이스X는 장기적으로 지구 저궤도에 최대 100만개의 AI 컴퓨팅 위성을 확보해 매년 100기가와트(GW) 규모의 AI 컴퓨팅 용량을 우주에 배치할 계획이다. 현재 운영 중인 스타링크 위성이 1만개 미만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규모다. 또 100기가와트는 지난해 미국 전체 전력 소비량의 대략 20%에 해당한다.

스페이스X는 현재 개발 중인 스타십을 통해 AI 인프라를 우주로 실어나를 계획이다. 이를 위해 스타십은 로켓 전체가 임무 완수 후 지구로 귀환하는 100% 완전 재사용 시스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인류가 아직 단 한번도 달성하지 못한 기술이다.

스타십은 지구와 우주 사이의 운송은 물론 지구 내 물류망에도 혁명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스타십을 이용하면 서울에서 뉴욕까지 30분만에 수하물이나 인력을 수송할 수 있어 스타십 개발만 성공하면 지구와 우주 전체의 물류망을 장악하는 것도 가능하다.

스페이스X는 현재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스타링크를 지구뿐만 아니라 모든 우주 공간의 통신 인프라로 확장한다는 비전도 제시했다. 스타링크의 위성간 레이저 통신 기술을 발전시켜 지구와 달, 화성을 실시간으로 연결하는 행성간 인터넷망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스페이스X는 "생명체(life)를 다행성 종족으로 만들고 우주의 진정한 본질을 이해하며 의식의 빛을 별들로 확장한다"는 모토로 본격적인 우주 개척도 선언했다. 향후 5~7년 내에 화성에 도시를 건설하기 위한 기반을 다지기 시작하겠다는 계획이다.

머스크의 기업 지배력

스페이스X 주식은 1주당 1표의 의결권을 갖는 클래스A와 1주당 10표의 복수의결권을 갖는 클래스B로 구성된다. 머스크는 클래스A 주식을 12.3%, 클래스B 주식을 93.6% 보유해 전체 의결권의 85.1%를 확보하고 있다.

클래스B 주식은 외부에 매도하는 순간 1주당 1표의 의결권을 갖는 클래스A 주식으로 자동 전환돼 외부인이 슈퍼 의결권을 갖는 것은 전면 차단된다.

머스크 다음으로 지분이 많은 주주는 클래스A 주식을 7.3% 보유한 안토니오 그라시아스인데 대부분 베일러 에쿼티 파트너스 펀드를 통해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페이스X의 주요 주주 중 하나인 알파벳 자회사 구글의 지분율은 이번 자료에서 누락됐다. 다만 지난해 말 기준 스페이스X 지분 6.11%를 보유한 것으로 공시된 적이 있다.

머스크 파격 보상안

머스크는 2019년부터 기본 연봉이 5만4080달러로 동결되고 있고 향후 약속한 성과를 달성할 때만 주식으로 추가 보상을 받는다.

구체적으로 스페이스X의 시가총액이 7조5000억달러를 넘어서고 최소 100만명이 거주하는 영구적인 화성 정착촌을 건설하면 최대 10억주의 클래스B 주식을 부여받는다.

이와 별개로 스페이스X의 시가총액이 6조6000억달러를 돌파하고 우주 데이터센터에 최소 100테라와트(TW) 규모의 컴퓨팅 용량을 확보하면 3억210만주의 클래스B 주식을 추가로 받게 된다.

스페이스X는 이번 IPO를 통해 최대 750억달러의 자금 조달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상장 후 시가총액은 2조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이번에 공개된 투자설명서를 두고 스페이스X 회의론자들은 복수의결권 구조로 인해 주주들이 머스크를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해임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과 현재의 재무 실적이 상장 후 기대되는 기업가치에 비해 너무 초라하다는 점을 비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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