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축구협회가 승부조작과 도박, 뇌물 등 혐의를 받은 17명의 축구계 인사에게 평생 축구활동을 금지하는 중징계를 내렸다. 리그 경기력 저하와 이에 따른 국가대표 부진 등의 문제 해소를 위해 2022년부터 추진한 축구계 부패 척결이 여전히 강도높게 진행되는 양상이다. 하지만 근본적 문제 해결로 연결될지엔 여전히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22일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중국축구협회는 법원 판결로 범죄가 인정된 멍징 전 화샤싱푸 총재와 딩융 전 선전FC 총경리 등 17명에게 축구 관련 모든 활동을 평생 금지하는 처분을 내렸다고 발표했다.
또 축구계 규율을 심각하게 위반한 가오한 전 광저우 헝다 타오바오 총경리와 황성화 전 광저우 푸리 부회장 48명에겐 최대 5년의 축구 관련 활동 금지 처분을 내렸다. 메이저우 커자 구단에는 프로리그 2026시즌 승점 6점 삭감 및 벌금 80만 위안 처분이 내려졌다.
이번에 영구 제명된 17명 가운데는 여러 축구 구단의 전직 고위 임원들이 포함됐다. 이 가운데 탄쉬 전 칭다오 중넝 부총경리와 스야오융 전 네이멍구 중유 총경리, 쩡전위 전 선전FC 총재, 차오양 전 메이저우 커자 총경리, 쑨디 전 칭다오 황하이 총경리 등은 부당 이익을 위한 부정 거래 및 승부 조작 등의 문제에 연루됐다. 멍징 화샤싱푸 전 총재와 딩융 전 선전 FC 총경리, 리샤오강 전 선전FC 총경리는 뇌물 공여 및 수수 혐의로 영구 제명됐다.
이번 징계 대상에는 감독과 선수들도 포함됐다. 리쥔 전 신장 톈산쉐바오 감독과 왕원화 전 수석코치가 영구제명됐으며 천팡저우 전 네이멍구 중유 선수, 황레이 전 후베이 추펑허리 선수, 류위천 전 다롄 차오웨 선수 등이 5년 자격정지 처분을 받았다.
중국 축구계 반부패 수사는 2022년 11월 리톄 전 중국 남자축구 대표팀 감독에 대한 조사에서 시작됐다. 중국 대표팀 주전 미드필더로 2002년 한일 월드컵 멤버였던 리톄 전 감독은 영국 프리미어리그 에버튼FC에서도 뛰었던 중국 축구 스타였지만 당시 뇌물 사건으로 징역 20년 및 축구계 영구 퇴출 처분을 받았다.
이후 천쉬위안 전 중국축구협회 주석과 두자오차이 전 국가체육총국 부국장 겸 축구협회 당서기 등 축구협회 핵심 인사 10여 명이 줄줄이 낙마하며 중국 축구계 부패의 대표 사례로 지목됐다. 2024년에는 승부조작 사건 관련 축구 종사자 61명에 대한 징계가 발표됐고 이 가운데 43명은 영구 제명됐다.
이번 17명 축구계 인사에 대한 영구제명 추가 발표로 중국 축구계 부패 척결은 2022년부터 장기 캠페인 형태로 이어지고 있단 점이 재차 확인된 셈이다. 중국 당국은 축구를 단순 스포츠가 아니라 국가 이미지와 청소년 정책, 애국주의 등과 연결된 분야로 보고있다. 하지만 중국 축구는 프로리그 경기력 저하와 국가대표 부진, 승부조작, 팬 신뢰 상실 등 문제가 심화됐다. 부패 척결은 축구 생태계를 재정비하는 프로젝트인 셈이다.
중국 축구협회는 이번 사건 관련, "당 중앙과 국무원의 축구 진흥 발전 방침을 철저히 이행하고 관리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며 "축구계 풍토를 근본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같은 부패 척결로 문제가 해소될지엔 여전히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프로리그의 지방정부와 국유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심판과 구단, 에이전트의 결탁 구조가 오래된데다 결정적으로 유소년 시스템이 약하기 때문이다. 온라인 상에선 "사람만 바꾼다고 해결되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온다. 이번에 축구계 인사 17명이 영구제명됐단 소식을 전한 차이신 보도엔 "피해를 보는 건 결국 충성도 높은 팬들뿐. 다행히 나는 5년째 중국 슈퍼리그를 안 보고 있다"는 댓글이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