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헤즈볼라(레바논 무장 단체)에 대한 공격 강화를 지시했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교전 중단은 이란이 내세운 종전 조건 중 하나로, 네타냐후 총리의 이번 지시가 중동 분쟁 종식을 위한 미국과 이란 간 협상에 악영향을 줄 거란 전망이 나온다.
25일(현지시간) 블룸버그·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SNS(소셜미디어)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공개한 영상에서 "우리는 헤즈볼라와 전쟁 중이고, 공습을 더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스라엘군은 (적대 세력을 향한)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지 않고 있다. 나는 오히려 (이스라엘군에) 페달을 훨씬 더 세게 밟으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영상에서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을 겨냥한 드론(무인기) 공격에 나서고 있다며 이스라엘이 이에 대응하는 전담팀을 운영할 것이라고 밝히며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공격 강도를 높이고 병력을 늘리는 것이다. 우리는 그들(헤즈볼라)을 결정적으로 타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스라엘과 레바논 정부는 지난 4월16일 미국 중재로 10일간 휴전에 합의했고, 지난 15일 휴전 45일 연장을 약속했다. 하지만 양측의 무력 충돌은 계속돼 '말뿐인 휴전'이라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의 이번 지시는 최근 높아진 미국과 이란 간 양해각서(MOU) 체결 기대에 찬물을 끼얹는 행보다. 미국의 한 당국자는 로이터에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 중단 경고를 무시했다"며 네타냐후 총리의 공격 강화 지시에 대한 지지를 보이면서도 "이 갈등은 미국과 이란 협상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미 온라인 매체 액시오스는 미국과 이란이 휴전 60일 연장, 호르무즈 해협 개방, 중동 내 전쟁 중단 등의 내용이 담긴 MOU 초안을 논의 중이고 합의가 임박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와 관련 네타냐후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해당 MOU 초안에 대한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액시오스는 "네타냐후 총리는 (MOU 초안에) 레바논 전쟁 종료 합의가 담긴 것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추가 공습을 요구했다"라고 전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23일 밤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에서 이란과의 잠재적 합의에 대해 논의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레바논을 포함해 모든 전선에서의 위협에 맞선 이스라엘의 방어 권리를 재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은 헤즈볼라가 이스라엘군과 북부 이스라엘 도시들을 향해 공격용 드론을 발사하는 등 미국 주도로 체결한 휴전 협정을 위반했다고 주장하며 이스라엘군의 공격 정당성을 강조한다. 이스라엘군은 "휴전 이후 (헤즈볼라의 공격으로) 최소 11명의 이스라엘 병사가 숨졌다"고 전했다.
반면 헤즈볼라 측은 휴전 합의에도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남부 지역에 계속 주둔하며 레바논에 대한 공격을 이어가고 있다며 이스라엘의 휴전 협정 위반을 주장한다. 이란 반관영 ISNA통신에 따르면 헤즈볼라는 26일 성명을 통해 레바논 남부에 주둔한 이스라엘 군기지와 관련 시설에 드론 공격을 감행했다고 발표했다.
한편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시민들은 네타냐후 총리의 '공세 강화' 발표 이후 피난길에 나섰다. 레바논 보안 소식통은 로이터에 "이스라엘군의 대규모 공격 재개를 우려한 베이루트 시민들이 남부 교외 지역에서 대피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베이루트 남부 교외 지역을 헤즈볼라의 근거지로 간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