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란 '60일 휴전·해협 개방' MOU"…핵·종전 타결로 이어질까

"미·이란 '60일 휴전·해협 개방' MOU"…핵·종전 타결로 이어질까

정혜인 기자
2026.05.24 18:54

[미국-이란 전쟁] 양측 언론 '휴전 60일 연장' MOU 초안 내용 보도…
"이란 해협 개방 시 美 해상봉쇄 해제, 對이란 제재 일부 해제·유예"
"휴전 기간 핵 협상 논의·상호 선제공격 금지·중동 내 전쟁 중단"
핵 문제는 엇갈려…"농축우라늄 포기"vs"관련 논의·합의 없어"

/로이터=뉴스1
/로이터=뉴스1

미국과 이란이 휴전 60일 연장을 골자로 한 양해각서(MOU) 체결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그간 협상의 핵심 쟁점이던 호르무즈 해협과 이스라엘-헤즈볼라(레바논 무장 단체) 종전 문제 등에서 해결책을 찾은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최대 쟁점인 이란 핵 문제는 휴전 기간 추가 협상을 진행할 예정으로 이번 MOU 체결이 최종 종전 합의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특히 농축우라늄 관련 양측의 언론을 통해 전해진 주장이 엇갈리고 있어 양측의 핵 협상이 뚜렷한 성과 없이 평행선을 달릴 거란 관측이 나온다.

24일 미국 액시오스·뉴욕타임스(NYT) 등 미국과 파르스·타스님 통신 등 이란 매체 보도를 종합하면 양측은 △휴전 60일 연장 △호르무즈 해협 개방 △이란 항구 봉쇄 해제 △대(對)이란 제재 일부 해제 및 유예 △중동 내 전쟁 종식 및 미군 철수 △상호 선제공격 금지 △핵 협상 논의 등의 내용이 담긴 MOU 체결에 근접한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에 따르면 마르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이날 인도 방문 중 더 많은 소식이 나올 수 있다며 해협과 관련 좋은 소식이 몇 시간 안에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합의 기대를 키웠다. 이란 고위 소식통은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가 MOU를 승인하면 최종 승인을 위해 모즈타자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에게 보내질 것"이라고 말했다.

양측 언론 보도를 보면 호르무즈 해협 개방, 이란 제재 등은 내용은 어느 정도 일치한다. 하지만 이란의 핵 문제 관련 내용은 완전히 상반된다. 미국 측은 이란이 농축우라늄 생산과 고농축 우라늄 비축량 포기를 약속했다고 전했지만, 이란 측은 MOU 초안에 핵 언급은 없고, 농축우라늄도 포기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오만 무산담 인근 호르무즈 해협에서 15일(현지시간) 선박들이 항해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오만 무산담 인근 호르무즈 해협에서 15일(현지시간) 선박들이 항해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이란, 호르무즈 개방 대가로 일부 제재 해제"

미국 측 보도에 따르면 이란은 휴전 기간 호르무즈 해협 폐쇄 조치를 해제하고, 선박들의 자유롭고 안전한 항해를 위해 해협 내 기뢰 제거에 나선다. 이 대가로 미국은 이란에 대한 항구 봉쇄를 해제하고, 이란에 대한 제재를 일부 해제하거나 유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이란 반관영 타스님 통신은 MOU 초안에 미국이 이란에 대한 석유·석유화학 수출 제재를 유예하고, 잠정 합의 이행 첫 단계로 이란의 해외 동결자금 일부를 해제한다는 내용이 담겼다고 전했다.

미국 당국자는 액시오스에 이란의 기뢰 제거와 선박 운항 재개 속도가 빠를수록 봉쇄 해제도 빨라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는 호르무즈 해협의 단계적 개방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측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이 '통행료 없이' 개방된다.

반면 이란 측은 "미국과 합의가 성사되면 호르무즈 해협 통행 선박 수는 30일 내 전쟁 이전 수준으로 회복될 것"이라면서도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에 통제권을 다양한 방식으로 강조하고 있다. 세부 사항이 추후 발표될 예정"이라며 이란이 해협 통제권을 계속 주장할 것임을 시사했다. 또 "호르무즈 해협 관련 사항은 미국이 MOU에 명시된 다른 약속을 이행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 이란 해상에 대한 미국의 봉쇄가 풀려야 해협 봉쇄도 해제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MOU 조건을 지키지 않으면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봉쇄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2025년 6월15일(현지시간) 이란 나탄즈 핵시설의 위성사진. 해당 시설은 이란의 핵 시설로 지하에 고농축 우라늄이 보관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뉴스1
2025년 6월15일(현지시간) 이란 나탄즈 핵시설의 위성사진. 해당 시설은 이란의 핵 시설로 지하에 고농축 우라늄이 보관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뉴스1
"농축우라늄 포기 약속" vs "핵 문제 논의·합의 없었다"

MOU 초안 내 핵 문제 관련 양측의 주장은 엇갈린다. 미국 당국자들은 액시오스와 NYT에 이란이 핵무기 개발 금지와 우라늄 농축 중단 및 고농축 우라늄 비축량 폐기에 대한 협상을 약속했다고 전했다. 특히 이란이 중재국을 통해 우라늄 농축 중단 및 핵물질 포기 관련 일정 부분 양보하겠다는 의향도 미국 측에 전달했다고 이들은 설명했다.

NYT는 미국 관리를 인용해 "이번 합의안의 핵심 중 하나는 이란 정부가 보유한 고농축 우라늄 비축량을 포기하겠다는 명백한 약속"이라며 "이란이 비축량을 어떤 방식으로 포기할지에 대한 문제는 아직 해결되지 않았고, 세부 사항은 향후 진행할 이란과의 핵 협상으로 미뤄둔 상태"라고 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란 측은 농축우라늄 포기는 없다는 입장이다. 이란 고위 소식통은 로이터에 "이란은 고농축 우라늄 비축량을 넘겨주기로 합의한 적이 없다"며 "MOU 초안에는 핵 관련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 소식통은 "핵 문제는 최종 합의를 위한 협상에 다뤄질 예정이기 때문에 이번 초안에는 포함되지 않았고, 농축우라늄 해외 반출에 대한 합의도 아직"이라고 말했다.

타스님 역시 "이란은 현 단계에선 핵 분야와 관련된 어떤 조치도 수용하지 않은 상태"라며 미국 측의 보도를 반박했다. 이어 "미국은 지난 몇 주간 동결자금 해제를 앞으로 진행할 핵 협상 합의와 연계하려 했다. 하지만 이란은 잠정 합의 발표 직후 제재가 최소한이라도 해제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며 "이란은 미국이 동결자금 해제를 막으며 이후 핵 협상을 재고하겠다는 입장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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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국제부 정혜인 기자입니다. 빠르게 변하는 세상 속에서 눈에 띄는 흐름을 포착해 그 안에 담긴 사람들의 마음과 시대의 이야기 '트민자' 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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