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원조보다 현지 창업이 더 효과적인 까닭 [PADO]

PADO 국제시사문예지
2026.05.30 06:00
[편집자주] 가난한 나라를 돕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무엇일까요? 국제원조 분야의 영원한 화두입니다. 10여년 전에는 국제원조의 가장 일반적인 방식인 현물원조보다 직접 현금을 지급하는 게 더 효과적이라는 기브다이렉틀리(GiveDirectly)라는 구호단체가 등장해 화제가 됐던 바 있습니다. 실제로도 현금 지급이 더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도 여럿 있었죠. 그런데 아프리카 최대 규모로 손꼽히는 전자상거래 기업의 창업자 대니얼 유는 신생 매거진 인디벨롭먼트(In Development)에 4월 23일 기고한 글에서 보다 나아간 주장을 펼칩니다. 원조를 하는 것보다 현지에서 창업을 하는 게 더 확실한 도움을 준다는 것입니다. 기업은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현지에 해당 산업의 생태계를 구축해 스스로 발전할 수 있는 씨앗을 심는다는 것입니다. 개발도상국 내 창업은 늘 현지 구매력의 제약을 받습니다만 필자는 이를 선진국 시장을 겨냥한 수출로 돌파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의 수출 주도 경제의 성공 사례는 가장 강력한 논거입니다. 필자의 말대로 나라를 부유하게 만드는 것은 기업이고 그 어떤 나라도 원조만 받아서 선진국이 된 사례는 없습니다. 기업에 대해 편향된 시각이 적지 않은 한국에서, 이 글을 통해 기업의 역할과 가치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기회를 가질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화려한 외양의 국제기구에서 일하는 것보다 실질적으로 현지 주민들의 삶과 경제를 개선시킬 수 있는 현지 창업의 꿈을 키우는 젊은이가 더 많아진다면 한국은 개발도상국을 적극적으로 돕는 명실상부 글로벌 리더가 될 것입니다. 기사 전문은 PADO 웹사이트(pado.kr)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그래픽=PADO(생성AI 사용)

준 잠비하는 전형적인 '악바리'였다. 케냐의 수도 나이로비의 많은 이들처럼 그는 비공식적인 기업가로서 옷을 팔았고, 2018년 그의 수입은 심하게 요동쳤다. 어느 때는 한 달에 400달러(56만 원)를 벌다가 다음 달에는 60달러(8만 원)를 버는 식이었다. 이러한 불확실성은 저축하거나, 돈을 빌리거나, 다음 주 이후의 어떤 일에도 전념하기 어렵게 만들어 계획을 세우는 것을 거의 불가능하게 했다. 하지만 일자리의 80% 이상이 비공식적인 케냐에서는 치열하게 닥치는대로 일하는 것이 유일한 옵션이었다.

준은 나의 회사 와소코(Wasoko)에 텔레세일즈 상담원으로 합류했다. 와소코는 소규모 상점과 대규모 제조업체를 연결하는 B2B 전자상거래 플랫폼이다. 그의 초봉은 옷을 팔아 가장 많이 벌었던 달보다 적었지만 처음으로 예측 가능해졌다. 그는 다음 달과 그다음 달에 자신의 계좌에 얼마가 들어올지 알고 있었다. 하지만 돈보다 더 중요한 것은 상승 궤도가 있었다는 점이다. 경력이 성장할 수 있었다. 와소코에 합류한 것은 준에게 월급뿐만 아니라 경력을 주었다.

기업가가 기본값

개발도상국에서는 많은 사람이 기본적으로 기초적인 기업가가 된다. 대부분은 비공식적이며 현금을 받는 일자리를 가지고 있다. 기업가가 된다는 것에는 확실성이 없다. 어느 때고 기회가 넘쳐날 수도 있고 소득이 완전히 고갈될 수도 있다. 개인은 이를 거의 통제할 수 없다. 소득이 매달 현저하게 달라질 수 있을 때, 앞으로의 길을 계획하기는 어렵다. 다음 달에 소득이 사라질 수도 있는데 사업을 키우기 위해 대출을 받겠는가?

부유한 나라의 사람들은 정기적인 월급이 실제로 무엇을 제공하는지에 대해 거의 생각하지 않는다. 소수는 자신만의 무언가를 만드는 아드레날린 분출을 선호하지만 대부분은 선택권이 주어진다면 안정적인 직업을 선호한다. 월세, 신용카드, 각종 청구서 등을 모두 관리하기가 훨씬 쉽기 때문이다. 월급은 단순히 한 달을 버티는 것이 아니라 미래를 건설할 수 있게 해주는 신뢰할 수 있는 수입원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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