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USMCA) 개정 협상에서 자동차 무관세 조건으로 미국산 부품 및 소재 비중을 50%로 강화하는 방안을 요구할 예정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 같은 요구가 관철될 경우 멕시코 등을 대미(對美) 수출 교두보로 삼아온 한국의 현대차·기아를 비롯한 글로벌 완성차업계에 상당한 악재가 될 전망이다.
기존 USMCA 규정은 북미 3국(미국·멕시코·캐나다) 전체에서 조달한 부품 비중이 75%를 넘으면 무관세 혜택을 부여한다. 현대차 등 글로벌 완성차업계에선 그동안 멕시코의 저렴한 인건비와 현지 공급망을 활용해 차량을 제조, 무관세로 수출하는 방식으로 미국시장에 진출했다.
WSJ은 이와 관련, 트럼프 행정부가 현행 75% 이상인 북미산 부품 요건을 추가로 상향하는 방안도 제안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업계에선 트럼프 행정부의 이 같은 요구가 사실상 멕시코에 생산기지를 두고 미국으로 우회 수출해온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들을 정조준한 것으로 본다.
멕시코 페스케리아 공장 등을 가동 중인 현대차·기아 역시 직격탄이 불가피하다. 한국 자동차업계가 미국행 무관세 혜택을 유지하려면 엔진, 변속기, 배터리 등 핵심부품 공급망을 미국산으로 재편하는 과정에서 제조원가 상승을 피하기 어렵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멕시코에 동반 진출한 중소·중견 부품 협력사들까지 연쇄적인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
USMCA는 기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대체해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인 2018년 미국·멕시코·캐나다가 타결한 협정으로 일부 수정을 거쳐 2020년 발효됐다. 북미 지역 최대 무역협정으로 대체로 관세 없는 자유무역이 협약의 뼈대다.
일몰조항에 따라 6년마다 연장 여부가 검토되기 때문에 올해 7월까지 연장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미국 무역대표부는 전날부터 멕시코 정부와 경제 안보와 주요 공산품의 원산지 규정을 주제로 USMCA 개정 1차 협상에 들어갔다. 최근 미국과 무역마찰은 빚고 있는 캐나다가 협상 일정에서 빠지면서 미국과 멕시코가 양자협상을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