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아랍에미리트)가 전쟁 초기부터 4월 휴전 발표 다음 날까지 이란을 상대로 한 공습 작전에 수십 차례 참여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9일(현지시간)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들을 인용해 UAE가 전쟁 기간 호르무즈 해협 인근과 이란 남부의 전략 시설을 겨냥한 공습에 참여했다고 보도했다.
WSJ가 인용한 소식통에 따르면 UAE의 공습은 미국·이스라엘과의 조율 아래 이뤄졌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UAE에 관련 정보를 제공했다. UAE가 미국과 이스라엘이 주도한 대이란 공습 작전에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깊숙이 관여했다는 취지다.
공격 대상에는 호르무즈 해협의 케슘섬과 아부무사섬, 이란 남부 항구도시 반다르아바스, 페르시아만 라반섬 정유시설, 아살루예 석유화학 단지 등이 포함됐다. 일부 공습은 이란이 UAE 석유·가스 시설을 공격한 데 대한 보복 성격이었다. 아살루예 석유화학 단지 공습은 이스라엘과 함께 이뤄졌으며, 이 공습 이후 미국은 이스라엘에 에너지 시설 공격 중단을 요청했다.
걸프 국가들은 전쟁 전 자국 영공이나 기지가 이란 공격에 사용되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전쟁이 시작된 뒤 일부 국가는 태도를 바꿨다고 WSJ는 보도했다. 이란이 걸프 지역의 인구 밀집 지역과 에너지 인프라, 공항을 겨냥해 미사일·드론 공격에 나서면서 전쟁의 경제·정치적 비용을 키우려 했다는 설명이다.
UAE는 이란 공격의 가장 큰 피해를 본 걸프 국가로 지목됐다. WSJ에 따르면 이란은 전쟁 기간 UAE를 향해 2800발 이상의 미사일과 드론을 발사했다. 이는 이스라엘을 포함한 다른 국가를 향한 공격보다 많은 규모다.
UAE의 강경 대응은 걸프 지역 내부의 균열도 키웠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지난 4월 초 미국 측에 UAE의 공격이 이란의 추가 보복을 부르고, 지역 에너지 시설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는 우려를 전달했다. 국제 유가 급등과 글로벌 시장 불안을 자극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사우디아라비아는 걸프 지역에 대한 이란의 공격을 공개적으로 규탄하면서도 군사적 대응보다는 외교적 해법에 무게를 뒀다. 반면 무함마드 빈 자이드 UAE 대통령은 전쟁 초반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이란을 상대로 한 공동 군사 행동에 참여하지 않은 데 불만을 가졌던 것으로 전해졌다.
UAE는 군사 작전 외에 이란을 겨냥한 비군사적 조치도 취했다. 두바이 내 테헤란과 연계된 학교와 클럽을 폐쇄하고 이란 시민에 대한 비자 발급과 경유 권한을 제한했다. 서방의 제재 속에서 이란의 경제적 통로 역할을 해온 UAE가 대이란 압박 수위를 높인 셈이다.
다만 UAE의 공습 규모는 미국과 이스라엘에 비해서는 제한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WSJ는 UAE의 공격이 미국과 이스라엘이 수행한 2만건 이상의 공습과 비교하면 대체로 상징적 성격이 컸다고 평가했다.
이번 전쟁은 UAE와 이스라엘 간 안보 협력도 강화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스라엘은 전쟁 기간 UAE 방어를 위해 아이언돔 포대와 병력을 파견했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모사드·신베트 수장 등 고위 인사들이 UAE를 비밀리에 방문해 이란 대응을 조율했다는 진술도 나왔다.
최근에는 UAE가 외교적 해법을 모색하는 쪽으로 일부 기조를 조정하고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WSJ는 무함마드 빈 자이드 대통령이 이달 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이란과의 평화 합의 필요성을 언급한 지역 정상 중 한 명이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