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37조 동결자산 풀어달라" vs "트럼프, 중동 피해복구에 쓸것"

정혜인 기자
2026.06.07 12:51

[미국-이란 전쟁] "베선트, 중동 동맹 피해 규모 조사팀 구성 지시"…
모즈타바 군사고문 "협상 교착 해결, 美 '자산 해제 여부'에 달려"

6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 시민들이 이슬람 혁명 지도자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와 이란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의 얼굴이 그려진 광고판 앞을 지나가고 있다. /로이터=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대(對)이란 경제 제재로 동결한 자산을 걸프 지역 동맹국들의 피해 복구 및 재건에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미국과의 평화협정 체결이 '이란 동결 자산 해제' 여부에 달렸다는 이란 측의 입장과 상반되는 것이다.

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정부가 앞으로 이란이 초래하는 중동 동맹국의 피해에 대한 복구와 재건을 위해 이란 자산을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또 이미 발생한 피해 복구에도 이란 자산을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며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이미 이란의 보복 공격으로 인한 중동 동맹국의 피해 규모를 평가할 전담팀 구성을 지시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재무부가 어떤 종류의 이란 자산 활용을 검토하고 있는지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로이터는 "이번 논의가 단순히 이란의 동결 자산에만 국한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동결 자산' 핵심 쟁점…협상 교착 이어질 듯"

미 정부의 이번 구상은 이란 동결 자산 해제가 종전 협상의 주요 쟁점으로 거론되는 상황에서 공개됐다. 모즈타바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의 군사고문인 모흐센 레자이는 전날 CNN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미국과 이란 간 잠재적인 협상은 트럼프 행정부가 동결한 이란 자산 240억달러(약 37조4328억원) 해제 여부에 달렸다"고 말했다.

그는 "(종전)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졌고, 트럼프 대통령이 타개해야 한다. 이제 공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넘어갔다"며 이같이 밝혔다. CNN에 따르면 이란은 미국과 잠정 합의가 체결되는 즉시 동결 자금 120억달러를 해제하고, 이후 추가 120억달러 해제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시스]이란 중부군사사령부 하탐 알 안비야의 모하마드 자파르 아사디 부사령관은 2일(현지시간)이란과 미국 간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상황에서 미국과의 적대 행위 재개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고 나하넷닷컴이 보도했다. 사진은 아사디 부사령관. 2026.06.02. /사진=유세진

이란이 공개적으로 동결 자산 해제를 요구한 상황에서 미국의 이 같은 구상 공개는 '동결 자산'이 이란과의 협상 과정에서 미국의 새로운 압박 카드로 활용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동시에 종전 협상 교착 장기화 우려를 키운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 핵 포기 관련 명확한 성과가 없는 상황에서의 동결 자금 해제는 협상력 상실로 이어질 것으로 본다.

로이터는 "미국의 이런 구상은 최근 상호 공습으로 다시 시험대에 오른 미국과 이란 간 불안정한 휴전에 새로운 갈등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짚었다.

파키스탄, 이란 찾아 모즈타바에 서한 전달

미국과 이란은 이번 주말에도 충돌했다. 미국은 전날 새벽 이란이 발사한 드론(무인기)을 격추한 뒤 호르무즈 해협 인근의 이란 해안 레이더 기지를 타격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미국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쿠웨이트와 바레인 내 미군 기지를 향한 탄도미사일 공격을 감행했다. 쿠웨이트군은 전날 자국 주거 지역 상공에 진입한 탄도미사일 7기를 요격했다며 "사상자는 없었지만,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바레인에서는 공습경보와 함께 주민들에게 대피소로 이동하라는 지시가 내려졌다.

한편 이란 국영 ISNA통신에 따르면 모신 라자 나크비 파키스탄 내무장관은 6일 이란 테헤란에 도착해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 등과 미국과의 종전 협상에 대해 논의했다. 나크비 장관은 "아심 무니르 육군 참모총장과 샤바즈 샤리프 총리의 특별 서한을 모즈타바 최고지도자에게 전달하기 위해 이란을 방문했다"며 "매우 중요한 메시지다. 모든 일이 잘 풀리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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