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고치현 고난시 소재 구로시오 호텔이 부지 안에 설치한 '안중근 의사 기념비'를 제막 나흘 만에 철거하기로 했다.
11일 산케이신문 등 일본 매체에 따르면 구로시오 호텔은 전날 홈페이지를 통해 안중근 의사 기념비 철거 작업을 시작했다고 알렸다.
해당 기념비는 현지 시민단체 고치한일근대사연구회 주도로 설치된 것이다. 지난 6일 제막 행사를 가진 기념비에는 안중근 의사가 강조했던 '한일우호 동양평화'(韓日友好 東洋平和) 문구가 새겨졌다.
제막식에는 김황식 안중근의사숭모회 이사장이 함께하기도 했다. 안중근의사숭모회는 기념비를 통해 한일 화해와 협력의 중요성을 미래 세대에 알려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제막식 개최 소식이 알려지자 현지 우익 성향 누리꾼들이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안중근 의사 기념비가 일본에 세워진 데 항의를 보냈다. 이에 호텔 측은 "한국과의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기념하는 비석을 세우고 싶으니 호텔 부지를 빌려달라는 요청을 받아 허가했던 것"이라며 "기념비 내용을 사전에 알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일본 우익 세력으로부터 압박받은 호텔 측이 기념비 제막 나흘 만에 변심한 셈이다. 호텔 측은 오는 12일까지 기념비 철거를 완료할 것이라며 "지역 주민이나 호텔 직원 등 관련 없는 개인과 단체에 대한 비방은 자제해 달라"고 밝혔다.
이번 기념비는 일본에 네 번째로 설치된 안중근 의사 기념비였다. 관련 기념비들은 미야기미야기현 구리하라시의 대림사, 청운사 등에 설치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