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전 양해각서 서명하고도… 미 "단계적" vs 이란 "즉각적" 보상이몽

정혜인 기자
2026.06.19 04:04

핵무기포기 등 선제 행동 vs 해상·석유제재 즉시 해제
경제·기금시점·호르무즈 향후 통행료 등 해석 엇갈려

미국과 이란이 합의한 '종전 MOU(양해각서)' 전문이 공개됐지만 합의내용을 둘러싼 양측의 해석은 극명하게 엇갈린다. 미국은 이란의 핵무기 포기, 고농축 우라늄 처리 등 합의이행에 따른 단계적 보상을 강조했지만 이란은 즉각적인 경제적 보상과 주권유지를 이번 합의의 핵심으로 내세운다. 양국 모두 대통령이 서명한 가운데 이번 MOU 체결은 "자국의 승리"라고 주장한다.

G7(주요 7개국) 정상회의를 위해 프랑스를 찾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마련한 만찬 도중 MOU 문서에 서명했다. 이란 측도 MOU 문서에 서명했다고 확인했다.

미국 행정부가 공개한 MOU 14개 조항에 따르면 이란은 핵무기를 생산하거나 획득하지 않고 보유 중인 고농축 우라늄 비축분을 무력화하는 절차에 협력하기로 했다. 미국은 이란의 행동에 따라 제재완화와 경제지원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수 있도록 했다. 미국 정부는 이를 "이란의 행동변화에 대한 조건부 보상체계"라고 설명하며 핵프로그램 제한이 합의의 중심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이란 종전 MOU 주요 내용/그래픽=김지영

이밖에 레바논을 포함한 모든 전선에서 전쟁을 중단하고 이란 핵프로그램 관련 60일 동안의 최종협상을 개시하며 호르무즈해협 통항을 재개한다는 약속이 담겼다. 3000억달러(약 458조원) 규모의 이란재건기금 조성, 이란산 원유의 수출제재 면제, 이란의 MOU 이행을 전제로 한 동결자산 해제 등도 주요 사항이다.

트럼프행정부의 고위당국자는 이날 MOU 전문을 공개한 전화 브리핑에서 "이 합의는 근본적으로 호르무즈해협을 즉각 개방하고 이란이 핵물질을 폐기하는 것"이라며 "이란이 모범적인 행동을 보인다면 그에 상응하는 이란 경제 및 제재완화에 나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이란 측은 미국-이란 전쟁종식과 경제봉쇄 해제에 초점을 맞춘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란 관영통신 IRNA는 양측의 전쟁중단, 상호주권과 영토보전을 존중한다는 내용과 미국이 이란 해상봉쇄와 이란산 석유에 대한 제재를 해제한다는 내용을 강조했다.

이란 측은 MOU에 명시된 이란에 대한 투자금 3000억달러 중 일부가 이란 재건기금으로 사용될 것이라며 관련투자가 즉시 이뤄지는 것처럼 해석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똑바로 행동한다면, 사람들이 이란에 투자를 원할 경우"라며 이란의 합의이행을 조건으로 달았다.

호르무즈해협 통제권에 대한 해석도 엇갈린다. 미국이 공개한 MOU 전문에는 호르무즈해협의 안전한 통항이 60일 동안 '통행료 없이' 보장된다는 내용만 담겼다. 60일 이후에도 '무료'인지는 모호하다. 이란협상단 대표인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은 "호르무즈해협은 전쟁 이전 상태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며 "(통행료 무료기간인) 60일 이후 이란은 호르무즈해협에서 제공되는 서비스에 당연히 비용을 부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농축 우라늄 처리, 핵개발 포기와 관련해서도 양측은 서로 다른 해석을 내놨다. 이란 측은 이란이 애초 핵무기를 개발할 의도가 없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엇갈린 해석은 19일 서명 직후 시작될 최종합의를 위한 협상의 난항을 예고한다. 양측은 공식 서명 이후 60일 동안 합의 관련 세부 이행방안과 검증절차를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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