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즐겨먹는 '이 생선' 때문에…천적 없어 그리스 어업 초토화

류원혜 기자
2026.06.19 05:50
그리스 해역에서 개체 수가 급증한 외래종 복어가 어획물을 닥치는 대로 먹어 치우고 그물까지 훼손하는 등 현지 어업을 위협하고 있다.은띠복./사진=자연활동 공유 플랫폼 '네이처링'

그리스 해역에서 개체 수가 급증한 외래종 복어가 어획물을 닥치는 대로 먹어 치우고 그물까지 훼손하는 등 현지 어업을 위협하고 있다.

19일 AFP통신 등에 따르면 그리스 최대 섬인 크레타 연안에서 복어 개체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어민들의 어획량이 감소하는 등 심각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따뜻한 바다에 사는 복어는 전 세계적으로 200여종이 있다. 이 가운데 3종이 동부 지중해에서 발견되고 있다. 어민들에게 가장 피해를 주는 복어는 몸길이 40~60㎝의 '은띠복'(학명 라고세팔루스 스켈레라투스)으로 알려졌다. 홍해와 인도양, 태평양 등에 서식하던 해당 어종은 수에즈 운하를 거쳐 해수온이 상승한 지중해로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천적이 없는 복어는 생태계를 교란하고 있다. 그리스 어민 야니스 지안카키스는 "닥치는 대로 먹어 치우는 잡식성 물고기"라고 토로했다.

복어는 단단한 부리 모양 입으로 갑각류와 오징어는 물론, 조업에 사용하는 그물까지 찢어놓는다. 그리스 해양연구센터(HCMR)에 따르면 복어로 인해 어선 한 척당 매년 8500유로(한화 약 1490만원) 상당의 손실이 발생한다.

어민들은 개체 수를 줄이려면 복어 포획에 보조금을 지원하는 등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지난 2월 크리스토스 켈라스 당시 농업차관은 의회에서 어민 지원 프로그램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잡아도 처리하는 게 문제다. 유럽에서 복어는 잠재적으로 위험한 산업폐기물에 해당하는 1급 폐기물로 분류된다. 유럽연합(EU) 규정상 소각 외에는 처리할 방법이 없다.

복어에 있는 '테트로도톡신'이라는 독성 물질을 먹으면 마비와 호흡 부전이 일어날 수 있다. 심하면 목숨까지 잃는다. 한국에서도 복어 조리 기능사 자격 보유자만 조리·판매할 수 있으며 은띠복은 식용이 금지된 복어로 분류된다.

현지 과학자들은 복어 독성을 중화해 비료나 어류 사료 등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