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패닉 상태" 미국-이란, 레바논 종전 '이스라엘 패싱'

백소희 기자
2026.06.23 10:48

[미국-이란 전쟁]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15일(현지시간) 예루살렘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AFPBBNews=뉴스1

미국과 이란이 이스라엘을 제외하고 '레바논 충돌방지 기구(de-confliction cell)'를 구축하기로 합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한때 '패닉' 상태에 빠졌다고 23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이스라엘 채널12 방송은 미국과 이란의 첫 실무회담에서 레바논 지역에서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이스라엘의 군사 행동을 제한하는 합의가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군은 "임박한 위협(imminent threats)"이 있을 때만 대응할 수 있고, "새로 떠오르는(emerging) 위협"에는 대응이 제한된다는 게 핵심이다. 또 충돌방지 기구에는 레바논의 '대리세력' 즉 헤즈볼라를 포함해 미국, 이란, 카타르, 파키스탄 등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내용이 보도되자 네타냐후 총리는 곧바로 레바논 남부에 이스라엘 방위군(IDF) 주둔을 계속하겠다며 모든 위협에 대해 "완전한 작전의 자유"를 갖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채널12는 "공개적인 허세"라고 평가하며 네타냐후 총리가 "패닉 상태"에 빠졌다고 보도했다.

이번 합의는 레바논 지역에 대한 통제력을 확보하고 60일 협상에 안정성을 보장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레바논 지역에서는 평화 협정 합의문이 발표된 이후에도 교전이 이어졌고 실무 회담의 발목을 잡았다. 이란은 실무 협상을 앞두고 레바논 남부의 IDF 주둔을 문제 삼으며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폐쇄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중재국인 파키스탄과 카타르는 공동성명에서 "군사 작전 종료 준수를 보장하기 위한" 충돌방지 기구를 설립한다고 명시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도 공동성명이 발표된 후 X에 "첫 번째 진정한 시험: 레바논 충돌방지 기구"라고 썼다.

이스라엘과 레바논은 일제히 반발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은 "헤즈볼라를 포함시키는 것은 이스라엘과 레바논 정부 모두의 뜻에 어긋나는 일"이라며 "이스라엘은 지난 2월 미국과 함께 이란에 대한 공격을 감행했음에도 불구하고 협상에서 완전히 배제됐다"고 비판했다. 조셉 아운 레바논 대통령도 이란을 겨냥해 "우리는 스스로 협상할 것이며, 다른 어떤 당사자도 우리를 대신해 협상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미국의 한 고위 관계자는 채널12에 "이스라엘이 배제된 것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이스라엘 간 긴밀한 관계를 고려하면 미·이란 직통 채널이 오히려 이스라엘에 이익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TOI는 이스라엘의 공식 참여를 의미하는지, 아니면 미국과의 공조를 통한 간접 반영을 뜻하는지는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이스라엘은 레바논과의 직접 협상에 기대를 걸고 있다. 미국과 이란이 도출한 합의를 수용하기보다 이스라엘-레바논 정부간 협상으로 IDF 주둔을 고수하겠다는 계산이다. 이날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이스라엘-레바논 회담에는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이 주재하는 가운데 양국 워싱턴 주재 대사가 참석하고 군사·정치 분야 협의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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