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론, 영업이익률 81% 신기록…메모리 공급난 이제 시작[오미주]

권성희 기자
2026.06.25 18:05

[오늘 주목되는 미국 주식시장]

메모리 반도체 회사인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24일(현지시간) 장 마감 후 어닝 서프라이즈를 발표했다.

회계연도 3분기(올 3~5월) 매출액과 순이익 모두 시장 기대를 크게 웃돌았지만 특히 놀라운 것은 조정 매출총이익률과 영업이익률이 80%를 돌파했다는 점이었다.

마이크론 매출 총이익률 추이/그래픽=김지영

엔비디아보다 높은 영업이익률

매출총이익률은 84.9%로 전 분기 74.9%에 비해 10%포인트 높아졌으며 전년 동기 37.7%에 비해서는 두 배 이상 뛰었다. 마이크론은 회계연도 4분기(올 6~8월) 매출총이익률은 86%로 더 올라갈 것으로 전망했다.

올 3~5월 분기 영업이익률도 81.2%라는 신기록을 세웠다. 이는 데이터센터용 GPU(그래픽 처리장치) 시장을 사실상 독점해온 엔비디아의 최근 영업이익률 65~68%조차 훌쩍 뛰어넘는 것이다.

공장이 없는 소프트웨어 회사들도 영업이익률이 30%를 넘어서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데 하드웨어 기업으로는 유례를 찾기 어려운 고마진을 누리고 있는 셈이다. 소프트웨어 회사 중 영업이익률이 높은 마이크로소프도 기껏해야 40%대다.

마이크론의 기록적인 이익률은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극심한 공급 부족을 반영한다. 이는 메모리 산업에는 실적을 가파르게 끌어올리는 호재가 되지만 전체 하드웨어 기술산업과 소비자들에게는 고통스러운 부담이 되고 있다.

메모리 빨아들이는 AI 서버

데이터센터용 AI(인공지능) 칩에 사용되는 HBM(고대역폭 메모리) 반도체의 수요 급증에 따라 다른 전자기기에 들어가는 메모리 반도체까지 심각한 공급난에 직면해 가격이 급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결과 전자기기 제조업체들이 가격 인상에 나서며 부담은 결국 소비자들에게 돌아오고 있다.

AI 서버에 사용되는 메모리 및 저장장치 반도체에 대한 수요는 이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수준으로 급증했다. 하지만 주요 공급업체인 마이크론과 SK하이닉스, 삼성전자는 내년 중반까지 생산 능력을 의미 있는 수준으로 확대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 결과 HBM을 비롯해 AI 서버에 들어가는 메모리는 올해 공급될 물량이 이미 계약 완료된 상태이며 내년 공급 물량 역시 빠르게 예약이 차고 있다.

투자 전문 매체인 배런스에 따르면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칩 시스템인 베라 루빈 서버 한대에 들어가는 메모리는 애플의 맥북 네오 1만4500대에 사용되는 양과 맞먹는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스마트폰·PC 가격 인상, 판매 감소

AI 서버가 메모리 공급을 엄청난 규모로 흡수하면서 전자기기 제조업체들은 메모리 공급난에 따른 급격한 가격 상승을 떠안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시장 조사업체인 IDC에 따르면 올해 스마트폰 평균 판매가격은 550달러로 지난해보다 100달러 올랐다. 이같은 가격 인상은 판매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IDC는 올해 스마트폰 판매량이 14%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 이는 사상 최대 감소폭이다. IDC는 내년에도 메모리 공급 부족에 따른 가격 부담으로 스마트폰 판매가 감소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IDC의 나빌라 포팔은 보고서에서 "소비자들로선 초저가 스마트폰의 시대가 끝났다는 의미이고 스마트폰 제조업체들로선 높아진 스마트폰 가격에서도 수요를 유지할 수 있도록 전략 조정이 가능한 업체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이런 현상은 PC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PC 제조업체인 HP는 지난달 실적 발표 때 메모리 가격 상승에 대응해 PC 가격을 올렸다며 이 결과 PC 판매량은 두자릿수 감소세를 보이겠지만 PC 가격 인상과 향후 가격 인상을 예상한 소비자들의 연초 선구매로 매출액은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게임기 제조업체들은 스마트폰이나 PC 제조업체들보다 메모리 수요가 적어 구매력이 약하기 때문에 공급 우선순위에서 밀리며 가장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미 소니는 지난 3월에 플레이스테이션 5의 가격을 100~150달러 인상했고 닌텐도는 지난 5월 스위치 2 가격을 50달러 올렸다.

메모리 공급난 1년 이상 지속

메모리 가격 급등은 AI 자본지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하이퍼스케일러들은 올 1분기 어닝 시즌 때 메모리 등 부품 가격 인상을 이유로 줄줄이 연간 자본지출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최근의 메모리 공급 부족은 단순한 경기 사이클의 문제가 아니라 AI의 등장으로 메모리 공급의 상당 부분이 AI로 재분배되며 일어나는 구조적 변화이다. 이 과정에서 AI 투자 확대의 과실은 메모리 3사를 비롯한 반도체업계에 돌아가고 비용은 소비자와 전자기기 제조업체, 하이퍼스케일러 등이 부담하는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메모리 3사는 대규모 팹 증설에 나서고 있지만 메모리 공급난은 빨라야 내년 말이 돼야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평택 P4의 증설을 연내 마무리하고 내년에는 SK하이닉스의 청주 M15X 팹과 마이크론의 대만 및 싱가포르 팹이 연달아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지만 생산 확대가 시장에 반영되기까지 수율 안정화에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이런 수급 여건을 고려할 때 메모리 공급난은 지금부터 1년 이상 지속될 수 있으며 이런 이유로 배런스는 "메모리 공급 부족은 이제 시작됐을 뿐"이라고 진단했다.

오늘 밤 PCE 물가지수 발표

한편, 25일 오전 8시30분(한국시간 오후 9시30분)에는 지난 5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발표된다. 이번 PCE 물가지수는 케빈 워시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지난주 첫 기자회견에서 물가 안정을 강조한 뒤라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

특히 지난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발표된 경제전망요약(SEP)에서 연준 위원들은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근원 PCE 물가상승률의 올해 전망치를 지난 3월 2.7%에서 3.3%로 대폭 상향 조정했다.

다우존스가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 5월 PCE 물가지수는 전월비 0.5%, 전년비 4.1% 뛰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전월비 상승률은 지난 4월 0.4% 대비 0.1%포인트, 전년비 상승률은 지난 4월 3.8% 대비 0.3%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지난 5월 근원 PCE 물가지수도 전월비 0.3%, 전년비 3.4% 상승해 지난 4월에 비해 각각 0.1%포인트씩 올라갔을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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