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하이닉스, 미국서 생산 더 늘리길"...미 상무장관 투자 압박

정혜인 기자, 뉴욕=심재현 특파원
2026.07.10 09:22

(상보) 마이크론 뉴욕 공장 콘크리트 타설 기념식 연설 발언…
"삼성·SK하이닉스, 결국 마이크론 따라오게 될 것"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 /로이터=뉴스1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미국 내 메모리 반도체 생산 확대를 촉구했다.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러트닉 장관은 이날 미국 뉴욕주 클레이타운에 건설 중인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의 반도체 생산공장(펩) 콘크리트 타설 기념식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관련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도 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러트닉 장관은 마이크론이 한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의 미국 내 입지 확대는 반가워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나는 (마이크론) 경쟁사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미국으로 불러와 생산 시설을 짓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마이크론이 앞장서고 있으니 이제 다른 기업 등도 질투가 날 것이고, 결국 뒤따라오게 될 것"이라며 "우리는 미국의 훌륭한 기업과 지식재산권에 투자하는 이들을 보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임기 말까지 전 세계 반도체의 40%를 미국 내에서 생산하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블룸버그는 "러트닉 장관의 이런 발언은 SK하이닉스가 생산 능력 확대를 위한 자금 마련을 목적으로 미국 나스닥 상장을 앞둔 상황에서 나왔다"고 짚었다. SK하이닉스의 미국주식예탁증서(ADR)는 10일 뉴욕증시에 상장한다.

공모가는 주당 149달러(약 22만5000원)다. 이는 코스피시장에서 SK하이닉스 보통주 주가(9일 기준 218만6000원)를 ADR 기준으로 환산한 가격(환율 1509.9원 기준)보다 약 2.9% 높은 수준이다. 공모가 149달러 확정으로 SK하이닉스는 ADR 상장으로 269억달러(약 50조5141억원)를 조달하게 됐다. 이는 2014년 상장한 중국 알리바바의 조달액(250억달러)을 웃돈 외국기업 기준 뉴욕증시 상장 사상 최대 규모다.

/로이터=뉴스1
마이크론, SK하이닉스 상장 앞두고 美투자 확대 발표

마이크론은 이날 2035년까지 미국 내 반도체 제조공장과 기술 투자 규모를 2500억달러(375조원) 이상으로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투자 계획에는 뉴욕주 클레이타운에 건설 중인 반도체 제조공장 투자 비용과 아이다호·버지니아주 등의 제조공장 확장 비용이 포함된다. 마이크론은 "이번 투자는 자사 D램 40%를 미국 현지에서 생산하겠다는 목표에 초점을 맞춘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이크론은 미국 내 반도체 공급망 생태계 강화를 위해 최대 30억달러(4조5000억원)를 추가 투자한다는 방침도 내놨다. 이 가운데 5억달러는 대만 기업 글로벌웨이퍼스의 텍사스주 웨이퍼 제조시설 확장 사업 지원에 투입하고 10년 장기 공급 계약을 맺기로 했다.

마이크론은 당초 미국 현지 투자 규모를 1700억달러로 계획했다가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인 지난해 6월 고대역폭 메모리(HBM) 수요 폭증 등을 반영해 투자액을 2000억달러로 늘렸고 이번에 다시 500억달러를 증액했다. 뉴욕 클레이타운 제조공장의 첫 콘크리트 타설도 한 분기 이상 앞당겨 이날 진행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경쟁사인 SK하이닉스의 나스닥 ADR 상장을 의식해 견제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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