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마켓] 중동 정세 악화, 재정 지출 확대 우려가 매도세 키워

일본 10년물 신규 국채금리가 3%에 근접하는 등 약 30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중동 갈등에 국제유가가 오른 데다 내부적으론 다카이치 총리의 장기 재정지출 계획이 채권 매도세를 키운 원인으로 지목된다.
10일 오전 도쿄 채권시장에서 일본의 10년 만기 신규 국채 금리는 2.769%를 나타내고 있다.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에 따르면 지난 9일엔 장중 연 2.902%까지 상승, 1996년 9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3%가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지는데 여기에 바짝 다가선 셈이다.
일본 국채금리 상승의 도화선이 된 것은 미국과 이란의 관계 악화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민간 상선을 공격했다는 이유로 미국이 7~8일(현지시간)에 걸쳐 이란을 보복 공격한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 6월 평화 협정 이후 확산하던 평화에 대한 기대감이 급격히 꺾였다. 전쟁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20%가 오가던 호르무즈 해협이 재봉쇄될 것이란 우려에 국제 유가가 급등했고 이는 전 세계 시장에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우려를 키웠다. 원유 대부분을 수입하는 일본 역시 인플레이션 공포가 덮쳤다.
도케 에이지 SBI증권 수석 채권 전략가는 닛케이에 "인플레이션 우려에 더해 군사비 팽창으로 인한 재정 악화까지 시장이 선반영하면서 글로벌 전반의 금리 상승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도쿄 채권시장은 이러한 해외발 악재뿐만 아니라 내부 금리 상승 압박까지 안고 있다. 지난달 말 발표된 일본 정부의 '경제재정운영과 개혁의 기본방침(호네부토 방침)' 원안이 계기다. 다카이치 내각은 2040년까지 인공지능(AI) 등 분야에 370조 엔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재정 건전화라는 문구도 이번 호네부토 방침에선 빠졌다.
시장에선 정부 재정 건전성 우려가 확산했다. 여기에 고유가로 인해 물가 상승이 지속된다면 정부가 추가 예산(추경)을 편성할 것이라는 경계감도 고개를 들고 있다. 재정 건전화가 늦어지고 일본은행(BOJ)이 금리 인상 타이밍마저 놓치면 결국 나중에 더 급격한 금리 상승을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탄지 미치노리 미즈호증권 수석 채권전략가는 "중동의 혼란이 장기화해 (일본 정부가) 가을에 추경을 짜거나 환율이 달러당 170엔대까지 엔저가 진행되는 시나리오가 현실화한다면 장기금리가 3.5%까지 치솟을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