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암살 계획을 세웠다는 정보를 이스라엘이 미국 측에 제공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튀르키예 앙카라 방문 후 전용기를 갈아탄 것은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으로 추측된다.
이와 관련 이란 측은 트럼프 대통령을 충분히 노릴 수 있었지만 국제정세를 감안해 행동에 나서지는 않았다는 입장을 앞서 밝혔다.
WSJ는 이날 복수 소식통으로부터 확인한 사실이라면서, 이에 관해 트럼프 대통령의 앙카라 발언을 참조하라는 백악관 답변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앙카라에서 열린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참석 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그들(이란)은 미국의 지도자인 나를 제거하려 한다"며 "나는 모든 (암살) 명단에 이름이 올랐다. 오늘 아침에도 봤는데 모든 명단에 내 이름을 올렸더라"라고 했다. 이어 "지금까지는 운이 좋았던 것 같지만 이런 행운이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뉴욕타임스(NYT) 등 보도에 따르면 백악관 비밀경호국(SS)은 앙카라에서 귀국할 때 신형 에어포스원(대통령 전용기)을 탑승하지 말 것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권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앙카라에서 구형 에어포스원을 타고 영국 밀든홀 미군기지로 향했다. 여기서 영국 기지에 대기 중이던 신형 에어포스원으로 갈아탄 다음 워싱턴DC로 복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SS 권고를 받아들인 것으로 볼 수 있다.
SS가 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용기 환승을 권고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이란이 암살을 벼르고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 본인 발언, 이스라엘이 관련 첩보를 제공했다는 WSJ 보도와 관련성이 높을 것으로 추측된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앙카라에서 영국으로 향하는 구형 에어포스원에 탑승했던 기자들이 창문 가리개를 닫으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전했다. 한 기자가 이유를 묻자 트럼프 대통령은 "아마도 우리가 상대해야 하는 파렴치한 인간들 때문에 위험한 비행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중에 올린 트루스소셜 게시글에서 영국 미군기지에 복무 중인 장병들에게 신형 에어포스원을 보여주기 위해 환승한 것이라고 했다. 암살 시도 때문에 환승을 결정한 것은 아니란 취지다. 영국 기지에서 잠시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보안 문제가 있었냐는 질문에도 "없다. 왜 그런 문제가 있겠냐"며 부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앙카라 일정 동안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도발을 이유로 이란 폭격을 지시했다. 미국 대통령이 해외에서 공습 명령을 내린 것은 이례적이다. 때마침 이란은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전 최고지도자의 장례식 기간이었다.
이란 강경파는 앙카라에 있는 트럼프 대통령을 당장 공격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미드 라사이 이란 의원은 7일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사정권에 들어왔다"며 공격을 촉구했다. 이란 매체 이란와이어에 따르면 신정정권과 가까운 사베린 뉴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묵고 있는 호텔 객실이라며 특정 위치를 게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에자톨라 자르가미 이란 문화혁명 최고위원회 위원은 전날 엑스 게시글에서 "순교한 우리 지도자를 살해한 자에 대한 보복이 가능했음을 세상에 알려야 한다"면서도 "이웃 국가들과 우호적 관계를 위해 우리는 그(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보복)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앙카라에서 이란 폭격을 지시한 것에 대해서는 "미치광이가 그곳에서 이란 공격 명령을 내리고 있다"며 "터키 대사를 소환해 경고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