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남부 칼라브리아주에서 고양이를 이용해 산불을 확산시킨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이 포착됐다.
22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일간지 라 스탐파(La Stampa), CNN 등 외신에 따르면 현지 수사당국은 산불 확산 과정을 조사하던 중 꼬리에 인화성 물질을 적신 헝겊이 묶인 고양이들을 발견했다.
칼라브리아주 민방위청장 도메니코 코스타렐라는 인화성 물질을 적신 헝겊과 함께 켜진 양초 등 지연 점화 장치가 발견된 점으로 미뤄 이번 산불이 방화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코스타렐라는 "고양이 꼬리에 인화성 액체가 든 헝겊을 묶어 들판에 풀어놓거나 빈 유리병 위에 심지를 꽂고 인화성 액체를 채워 작은 불꽃을 일으켜 불길을 번지게 했다"며 방화 수법을 설명했다.
이에 대해 그는 "비인간적인 행위"라며 이 같은 방화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탈리아 언론 스카이TG24에 따르면 현지 동물·환경보호협회는 이 사건과 관련해 고소장을 제출하고, 고양이를 이용해 방화를 저지른 것으로 의심되는 용의자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사람에게 1000유로(약 170만원)의 현상금을 걸었다.
이탈리아 남부에서 고양이를 이용한 방화가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6년 시칠리아 당국은 마피아가 국립공원에서 고양이를 이용해 산불을 냈다고 주장했으며, 이듬해에도 나폴리 외곽 베수비오산 인근에서 비슷한 수법의 화재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UC 버클리 연구원 로렌 피어슨은 마피아 조직이 영역을 확보하기 위해 방화를 저지른 뒤 해당 토지를 프리미엄을 주고 매입하는 사례가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피어슨은 일부 마피아 조직이 이탈리아의 청정에너지 전환 정책을 악용하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실제로 2022년 한 농부는 자신의 땅이 화재로 소실된 뒤 태양광 발전 업체들로부터 토지를 팔라는 제안을 받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탈리아 공영방송 RAI에 따르면 현지 소방 당국은 칼라브리아주에서 지난 24시간 동안 160건 이상의 화재를 진압했으며, 현재 폴리노 국립공원 일대의 불길을 잡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