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계열 비만·당뇨병 치료제가 다른 당뇨병 치료제보다 탈모 위험이 더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미국 펜메디슨의 훌린 탕 연구원과 용 첸 펜실베이니아대 교수 연구팀은 GLP-1 계열 치료제를 사용하는 제2형 당뇨병 환자의 탈모 위험이 다른 계열 당뇨병 치료제 사용자보다 높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브리티시 메디컬 저널(BMJ)'에 발표했다.
GLP-1 수용체 작용제는 최근 비만과 당뇨병 치료제로 널리 쓰이는 약물이다. 대표적으로 세마글루타이드 성분의 위고비·오젬픽, 티르제파타이드 성분의 젭바운드·마운자로 등이 있다. 그동안 탈모 가능성을 제기한 사례 보고는 있었지만, 다른 당뇨병 치료제와 위험도를 직접 비교한 대규모 연구는 드물었다.
연구팀은 2019년 1월부터 2024년 9월까지 펜메디슨 전자의무기록을 분석해 GLP-1 계열 치료제 사용자와 SGLT-2 억제제, DPP-4 억제제 사용자를 각각 비교했다.
연령과 성별, 체질량지수(BMI), 기저질환, 다른 약물 복용 여부 등 탈모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을 보정한 결과, GLP-1 계열 치료제 사용자의 탈모 위험은 SGLT-2 억제제보다 37%, DPP-4 억제제보다 68%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모낭이 손상되지 않아 원인이 해소되면 회복이 가능한 비흉터성 탈모 위험은 SGLT-2 억제제보다 53%, DPP-4 억제제보다 72% 높았다.
다만 실제 탈모 발생률은 높지 않았다. 치료 시작 후 2년 이상 추적한 결과, 새롭게 탈모 진단을 받은 환자는 연간 1000명당 3~9명 수준에 그쳤다.
연구진은 급격한 체중 감소를 가장 유력한 원인으로 봤다. 빠른 체중 감량 과정에서 모발이 휴지기에 들어가 탈모가 발생하는 '휴지기 탈모'가 나타날 수 있으며, 철분·아연 등 영양소 부족이나 호르몬 변화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GLP-1 계열 치료제의 탈모 가능성을 보다 체계적으로 보여준 결과"라며 "의료진과 환자가 치료법을 선택할 때 참고할 수 있는 근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절대적인 탈모 발생 위험은 낮은 만큼 치료 효과와 부작용을 함께 고려해 약물을 선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