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가정 파탄내"…아들 학교 단톡방에 험담 올린 아빠

이은 기자
2026.07.29 15:24
아들 학교 단체 대화방에 아내와의 갈등을 반복적으로 언급한 남성의 행동을 중국 법원이 가정폭력으로 판단했다. 사진은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아들 학교 단체 대화방에 아내와의 갈등을 반복적으로 언급한 남성의 행동을 중국 법원이 가정폭력으로 판단했다.

28일(이하 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에 따르면 최근 중국 상하이 푸둥 신구 인민법원은 온라인 공간에 부부 갈등을 반복적으로 공개한 남성 린모씨의 행동이 가정폭력에 해당한다고 보고 아내와 아들 등에 대해 신변 보호를 명령했다.

린씨는 부부간 불화로 오랫동안 아내와 별거했으며, 아들은 아내가 양육해왔다. 부부는 아들 양육 문제를 두고 끊임없이 의견 차이를 보였고, 아들은 그 사이에서 고통을 겪어야만 했다.

아내와 장인·장모가 일부러 아들과 자신을 멀어지게 했다고 생각한 린씨는 지난해 11월부터 아들의 학급 단체 채팅방과 학교 단체 채팅방, 동네 커뮤니티 등에 아내와 장인·장모를 비난하는 글을 반복해서 올렸다.

그는 아내와의 별거 등 부부간 불화를 거침없이 언급하는가 하면, 아내와 장인·장모가 가정을 파탄 내고 아이를 독차지해 부자(父子) 관계를 끊으려 했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아내와 장인·장모를 "무뇌"(无脑·생각 없이 멍청하게 행동한다는 의미의 비하 표현)라고 표현하는 등 극도로 감정적이고 모욕적인 표현을 사용했다.

각각의 채팅방에는 아들 담임교사와 수십 명의 학부모, 수많은 이웃이 참여하고 있었고, 린씨가 올린 글은 학교와 지역사회에 빠르게 확산했다.

이후 반 친구들은 아들을 험담하거나 일부러 그와 거리를 뒀고, 교사들조차 아이를 대할 때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이웃들은 만날 때마다 린씨 가족의 불화를 들먹였다.

이 때문에 린씨의 아들은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겪어야 했다. 명랑했던 아이는 예민해지고 말수가 적어졌으며, 단체 활동에 참여하는 것조차 두려워하기 시작했다. 수업에도 집중하지 못했다.

린씨의 아내는 "어른들끼리의 갈등은 우리끼리 해결해야지 아이에게 해를 끼쳐서는 안 된다"며 남편을 설득하려고 했지만, 린씨는 계속해서 단체 채팅방에 폭로 글을 올렸다.

결국 아내는 아들과 함께 린씨가 온라인에 명예훼손 및 협박성 글을 게시하거나 가족을 괴롭히고 스토킹하는 것을 금지해달라며 법원에 신변 보호 명령을 신청했다.

그러나 린씨는 재판 과정에서 자기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다. 아들을 때린 적이 없으며, 단체 채팅방에 올린 글은 객관적인 사실을 적은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아내가 자신과 아들을 만나지 못하게 한 것에 대한 분노 때문에 그렇게 행동한 것이라며 이는 가족 간의 단순한 다툼일 뿐 가정폭력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정상적인 가족 간 갈등을 표현하는 수준을 넘어섰다"며 "린씨의 행동이 가족에게 정신적 피해를 준 만큼 가정폭력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또 공개적인 온라인 공간인 아들의 학교 단체 채팅방에서 가족 문제를 공개한 행위는 아들의 인격적 존엄성과 사생활 보호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봤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가정폭력방지법의 관련 조항에 따라 린씨가 전화, 문자 메시지, 온라인 게시물 등을 통해 아들과 가족을 괴롭히거나 위협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신변 보호 명령을 내렸다.

다만 린씨의 면접교섭권과 자녀 양육에 대한 법적 권리는 인정해 '접촉 전면 금지' 요청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2015년부터 시행된 중국의 가정폭력방지법은 가정폭력 피해자가 신변 보호 명령을 신청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보호 명령은 최대 6개월 동안 유효하며, 필요할 경우 신청자가 기간 연장이나 변경, 취소를 요청할 수 있다.

이번 판결이 알려지자 중국 누리꾼들은 "온라인 게시글도 정신적 학대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한 의미 있는 판결"이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누리꾼들은 "부모가 자녀를 무기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 정신적 학대의 심각성을 인정한 법원의 결정을 지지한다", "정신적 학대는 신체적 폭력보다 더 깊은 상처를 남길 수 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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