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수업 노트북 지원한 게 방만 집행?"…교육감들, 교부금 개편 성토

"원격수업 노트북 지원한 게 방만 집행?"…교육감들, 교부금 개편 성토

황예림 기자
2026.07.29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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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 '지방교육재정 안정화를 위한 공개토론회' 개최

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가 29일 서울 용산구 서울시교육청에서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논의를 위한 공개 토론회를 열었다. 왼쪽 4번째부터 윤건영 충북교육감, 정근식 서울시교육감,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조용식 울산교육감, 권순기 경남교육감./사진제공=서울시교육청
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가 29일 서울 용산구 서울시교육청에서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논의를 위한 공개 토론회를 열었다. 왼쪽 4번째부터 윤건영 충북교육감, 정근식 서울시교육감,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조용식 울산교육감, 권순기 경남교육감./사진제공=서울시교육청

"코로나19 당시 원격수업을 위해 학생들에게 노트북을 지급했습니다. 학생들이 급식 대신 가정에서 끼니를 챙겨야 했기 때문에 급식비도 돌려줬습니다. 그런데 그걸 근거로지방교육재정교부금(교부금)을 방만하게 썼다고 합니다."

29일 서울 용산구 서울시교육청에서 열린 '지방교육재정 안정화를 위한 공개토론회'. 조용식 울산시교육감이 재정당국의 교부금 개편 움직임을 강하게 비판하자 객석에서는 박수가 터져 나왔다. 이날 한자리에 모인 전국 시·도교육감들은 "교부금을 방만하게 집행했다"는 일각의 비판은 교육 현장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주장이라며 학생 수 감소를 이유로 교부금을 줄이려는 논리에 일제히 반발했다.

"노트북도 급식비도…'방만 집행' 아닌 교육의 책무"

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대교협)는 이날 토론회를 열고 최근 재정당국을 중심으로 제기되는 교부금 개편 논의에 대응 방안을 모색했다. 1972년 도입된 교부금은 내국세의 20.79%를 재원으로 유·초·중등 교육을 담당하는 시·도교육청에 배분된다. 재정당국은 학령인구 감소에 맞춰 제도 개편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지만 교육계는 학생 수만으로 교육재정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맞선다.

조 교육감은 "코로나19 당시 울산교육청이 세 번에 걸쳐서 1인당 30만원씩 지원금을 줬는데 이것도 학교가 제공하지 못한 급식을 가정이 대신 부담했기 때문에 절감된 급식비를 학부모에게 돌려드린 것"이라며 "이를 방만한 현금성 지원이라고 비판하면 도대체 교육이 무엇을 책임져야 되는가 하는 의문이 든다"고 토로했다.

특히 "교복비와 수학여행비 지원 역시 학생들이 소득 수준과 관계없이 교육 기회를 누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기본적인 교육복지"라며 "국가가 해야 할 복지 기능을 교육청이 대신 수행한 것인데 예산 낭비 사례로 거론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교부금 축소가 학생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는 점도 꼬집었다. 조 교육감은 "울산 지역 학교에는 아직도 화재에 취약한 드라이비트 외벽이 30%가량 남아 있고 내진보강도 완료되지 않은 학교가 적지 않다"며 "사업을 하지 못하는 이유는 교육감의 의지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예산이 부족해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울산교육청이 시급하게 추진해야 할 예산만 2800억원인데 확보 가능한 특별교부금은 670억원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일본이 보여준 경고…"교부금 축소는 미래 투자 축소"
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가 29일 서울 용산구 서울시교육청에서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논의를 위한 공개 토론회를 열었다./사진제공=서울시교육청
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가 29일 서울 용산구 서울시교육청에서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논의를 위한 공개 토론회를 열었다./사진제공=서울시교육청

권순형 한국교육개발원 선임연구위원은 일본의 지방교육재정 개혁 사례를 소개하며 교부금 축소의 부작용을 경고했다.

권 선임연구위원은 "일본은 2000년대 지방교육재정 개혁 이후 12년 동안 초등학교 2231곳과 중학교 491곳이 통폐합됐다"며 "재정 악화로 정규 교원 채용이 줄고 기간제 교원이 늘어나면서 교육의 질 저하와 지역 간 교육격차가 심화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20년이 지난 지금은 오히려 일본에서 한국의 지방교육재정 시스템을 부러워하는 목소리가 나온다"고 말했다.

권순기 경남교육감은 교부금 축소 움직임이 AI(인공지능) 인재를 양성한다는 장기적인 국가 전략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 교육감은 "이재명 대통령이 글로벌 AI 생태계에서 우리나라를 대체 불가능한 국가로 만들겠다고 하지만 교부금을 줄이면서 그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대한민국은 자원이 아니라 교육으로 성장한 나라이다. 교육 안전망을 훼손하는 것은 결국 국가의 미래 경쟁력을 스스로 약화시키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은 "재정당국이 내국세 연동 방식을 삭제하려고 하는데, 이 경우 경제 성장률 증가에 못 미치는 교부금이 확보가 될 것"이라며 "내년도 지방 교육재정 교부금도 최소 10조원 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방교육재정의 안정성을 뒷받침한 내국세 연동 원칙은 반드시 유지돼야 한다는 게 대교협의 공통된 의견"이라며 "앞으로 국가가 교육을 어디까지 책임질 것이고 미래 세대를 위해 얼마나 투자할 것인가를 중심으로 교부금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29일 서울 용산구 서울시교육청에서 열린 '지방교육재정 안정화를 위한 공개토론회'에서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이 발언하고 있다./사진제공=서울시교육청
29일 서울 용산구 서울시교육청에서 열린 '지방교육재정 안정화를 위한 공개토론회'에서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이 발언하고 있다./사진제공=서울시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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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예림 기자

안녕하세요. 정책사회부 황예림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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