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승리 맞혀 뜨더니…"벌금 52조원" 뉴욕주, 칼시에 불법도박 소송

뉴욕=심재현 특파원
2026.08.01 04:27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결승전이 치러진 1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타임스스퀘어 대형 전광판에 예측시장 플랫폼 칼시(Kalshi)의 아르헨티나 연속 우승 예측 화면이 띄워져 있다. 전광판에는 리오넬 메시 등 아르헨티나 대표팀 선수들의 모습과 실시간 예측 확률이 보인다. /사진=심재현 특파원

미국 뉴욕주 당국이 31일(현지시간) 금융·정치 예측시장 플랫폼 '칼시'를 상대로 불법도박 혐의로 소송을 제기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예측시장 플랫폼의 자율규제에 무게를 두면서 연방정부 관할을 주장하는 상황에서 향후 법원의 판단에 따라 미국 내 예측시장 플랫폼 산업의 판도가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소속의 캐시 호컬 뉴욕주지사와 레티샤 제임스 뉴욕주 검찰총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칼시가 뉴욕주 게임위원회의 인가 없이 '불법 도박' 사업을 운영하면서 뉴욕주 도박법을 위반해 뉴욕 주민들을 심각한 금융 위험에 노출시켰다며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뉴욕주 당국은 특히 스포츠 경기와 선거 결과 등 각종 사건 결과에 대한 예측 거래가 사실상 법적 도박의 정의에 해당하는 데도 칼시가 불법 영업을 이어오면서 세금을 회피했다고 주장헀다. 소장에는 칼시의 뉴욕주 내 영업 중단 명령과 함께 부당이득 몰수, 피해자 배상, 부당이득액의 3배에 달하는 징벌적 민사 벌금 부과가 청구 내용으로 포함됐다. 민사 벌금은 360억달러(약 52조원)로 추산된다.

뉴욕주 당국은 칼시가 뉴욕주의 모바일 스포츠 베팅 참여연령 기준(만 21세 이상) 규정을 어기고 만 18세~20세 이용자를 허용해 청소년을 재정적 위험에 노출시켰다고도 주장했다.

제임스 총장은 "칼시와 같은 예측시장은 어떤 이름으로 불리든 명백한 도박 플랫폼"이라며 "법을 무시하고 불법 영업을 지속하며 뉴욕 주민들에게 피해를 주는 행위를 좌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칼시는 이날 성명을 내고 "주 정부가 연방 정부의 인가를 받은 거래소를 폐쇄할 순 없다"며 "주 정부의 이런 행태는 정치적 쇼"라고 반발했다. 칼시는 또 예측시장 플랫폼이 주식 시장과 비슷하게 이용자간 거래 방식으로 운영되는 금융 파생상품 시장이고 연방상품선물거래위원회의 독점적 규제 권한 아래에 있다고 주장했다.

뉴욕주 당국과 칼시는 지난해부터 법적 공방을 이어왔다. 뉴욕주 게임위원회가 지난해 10월 칼시에 무허가 영업 중단을 요구하자 칼시가 영업금지를 막아달라며 소송을 제기했고 뉴욕 남부지방법원은 이달 8일 칼시의 예비금지명령 신청을 기각했다. 지난 29일 연방 제2항소법원도 칼시의 긴급구제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뉴욕주 외에 매사추세츠, 미시간, 네바다, 워싱턴 등의 주정부도 칼시와 폴리마켓 등 예측시장 업체를 상대로 주 도박법 위반 소송을 진행 중이다.

연방정부는 칼시의 손을 들어주는 입장이다. 연방상품선물거래위는 전날 밤 연방정부가 규제하는 플랫폼에 주법을 적용하는 것은 시장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주는 권한남용이라며 연방법원에 뉴욕주의 주법 적용과 단속을 막아달라는 긴급 신청서를 제출했다.

시장 관계자는 "이번 공방은 급성장 중인 예측시장 플랫폼의 규제 주도권을 둘러싼 연방정부와 주정부의 갈등을 단적으로 드러냈다"며 "법원이 예측시장 플랫폼의 미래는 물론, 연방정부와 주정부의 관할권 신경전의 향배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예측시장은 2024년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를 여론조사보다 정확히 예측하면 급성장했다. 선거 결과 외에 스포츠, 정치, 경제 사안까지 거래 대상이 확대되면서 감독 권한이 연방 정부에 있는지, 주정부에도 있는지를 둘러싼 소송이 이어지고 있다. 칼시는 뉴욕시에 본사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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