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W와는 다르다"…당국 대책 조짐에 업계는 부작용 우려

"ELW와는 다르다"…당국 대책 조짐에 업계는 부작용 우려

배한님 기자
2026.08.01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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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레버리지 ETF 해법, 극단 ELW서 찾나②

[편집자주]  금융당국이 단일종목 레버리지 대책을 만들며 15년 전 ELW(주식워런트증권) 사태를 스터디하고 있다. 배경에는 지금까지 내놓은 대책만으로는 시장 과열을 잡기 어렵다는 절박한 고민이 깔려 있다. 결국 남은 카드는 시장 자체를 위축시킬 정도의 '특단의 대책' 뿐이다. 그 특단의 대책이 실제로 통했던 유일한 선례가 바로 ELW 규제다. 다만 강력한 규제가 시장을 사장시킨 전례였던 만큼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게 핵심과제로 떠올랐다.
ELW와 ETF 차이/그래픽=최헌정
ELW와 ETF 차이/그래픽=최헌정

금융당국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 보완 대책에 나서며 금융투자업계의 우려가 나타나고 있다. 2010~2012년 시장건전화 대책 이후 사실상 시장이 붕괴된 ELW(주식워런트증권) 사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ELW 규제 당시 나왔던 강력한 LP(유동성공급자) 규제가 반복되면 부작용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당국은 "ELW 때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라고 설명하지만, 업계의 시각은 다르다. 두 사례는 상품 성격 자체가 완전히 달라 참고 대상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더 근본적인 반문도 제기된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자체에 대한 폐지론까지 나온 마당에, 당국이 여전히 "시장이 소멸할까 봐" 걱정하는 모습이야말로 사태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ELW와 ETF의 상품 성격이 다르고 LP의 역할도 차이가 커 단일종목 레버리지 보완 대책에 참고하기는 무리가 있다. ELW의 적정가치는 계속 변하기 때문에 LP가 가격 형성에 과도하게 관여하면 안 되고, ETF는 NAV에 근접하게 유지해야 해서 LP가 적극적으로 호가를 제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당국은 시장이 급격히 위축됐던 전례를 감안해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취지에서 ELW 사례를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하지만, 업계는 비교 대상 자체가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

ELW는 정해진 가격에서 주식을 사고파는 '권리' 옵션을 매매하는 상품이다. 주가가 오를 때는 싼 가격에 살 수 있는 '콜ELW', 반대로 하락장에서는 비싼 가격에 팔 수 있는 '풋ELW'를 통해 수익을 얻을 수 있다.

ELW 가격은 옵션의 가격, 변동성, 만기 등을 고려해 LP가 가격 형성에 주도적으로 참여한다. 다만 LP가 지나치게 잦은 매매를 할 경우 시장 가격을 왜곡할 수 있어 스프레드가 아주 심하게 벌어질 때를 제외하고는 관여를 하지 못하게 돼 있다. 아울러 LP는 단순히 유동성을 공급하는 데 그치지 않고 투자자의 거래 상대방 역할도 수행한다.

반면, ETF는 펀드에 담긴 자산들의 NAV(순자산가치)를 따라 가격이 결정된다. LP는 NAV에 가깝게 가격을 유지하고 투자자들이 원활하게 거래할 수 있도록 유동성을 공급한다. 이 때문에 LP는 스프레드가 크게 벌어지지 않도록 촘촘하게 호가를 제시한다.

이처럼 두 상품의 성격과 LP의 역할이 전혀 다르기 때문에 업계는 금융당국이 ELW 사례를 살펴보는 것 자체가 잘못된 접근이라고 지적한다. ELW 때는 스캘퍼(초단타 매매자)와 LP 간의 담합으로 불공정거래가 발생하면서 LP의 호가 제출을 규제했다. 이 호가 제출을 스프레드가 15% 이상 벌어져 있을 때만 LP가 움직이도록 한 것이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문제는 LP의 불공정행위가 아니라 투자자 쏠림에 따른 왝더독(Wag the dog) 현상에 따른 시장 변동성 심화와 LP의 괴리율 관리 난이도 상승이 문제로 작용하고 있다.

한 증권사 LP 부서 담당자는 "현실적으로 거래가 몰려 변동성이 커지면 LP가 ETF 괴리율을 관리하기가 쉽지 않고,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처럼 본주 대비 ETF 거래 비중이 큰 경우에는 더 어렵다"며 "ELW 때처럼 LP에 대한 괴리율 관리 의무를 강화하는 것보다 거래 분산, 스프레드 관리 체계 개선 등 제도 변경이 수반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현재 나온 대책처럼 LP의 종가 괴리율 관리의무 기준을 현행 3%에서 2%로 강화하는 방식은 LP가 괴리율을 맞추기 위해 장 마감 직전 대량 매매에 나서게 되면서 시장 변동성을 키우고 괴리율 관리도 더욱 어려워지게 한다"며 "이렇게 되면 ELW 때처럼 LP들이 사업을 철수하려 할 것"이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당국이 단일종목 레버리지 시장 소멸을 우려하는 상황 자체가 모순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관련 상품을 직접 운용하는 자산운용사에서마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폐지론을 제기한 상황에서 시장 붕괴를 걱정하는 것은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들은 단번에는 아니더라도 서서히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을 폐지해야 현 상황을 타개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ETF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한투운용) 대표는 최근 자신의 SNS에서 "지금이라도 단일종목 레버리지 투자를 멈추길 바란다"며 최후의 수단으로 상장폐지를 해야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투운용도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상품을 2종 운영하고 있다.

중소형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당국이 진심으로 사태 해결 의지가 있다면 예탁금 규제를 3000만원이 아니라 1억원이나 50억원처럼 획기적으로 높여 신규 유입을 막아야 할 것"이라며 "신규 자금 유입을 막아 서서히 상품 규모를 줄이고, 나아가 최종 폐지하는 방향으로 가야 현 상황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 세계 어디에도 시가총액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대형 종목으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을 만들지 않는다"며 "대만이 자국 시장에서 TSMC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을 상장하지 않는 것도 그 위험성을 인지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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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한님 기자

안녕하세요. 증권부 배한님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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