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버리지 ETF 규제에 비친 'ELW 트라우마'…16년 전 무슨 일?

레버리지 ETF 규제에 비친 'ELW 트라우마'…16년 전 무슨 일?

성시호 기자
2026.08.01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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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레버리지 ETF 해법, 극단 ELW서 찾나③

[편집자주]  금융당국이 단일종목 레버리지 대책을 만들며 15년 전 ELW(주식워런트증권) 사태를 스터디하고 있다. 배경에는 지금까지 내놓은 대책만으로는 시장 과열을 잡기 어렵다는 절박한 고민이 깔려 있다. 결국 남은 카드는 시장 자체를 위축시킬 정도의 '특단의 대책' 뿐이다. 그 특단의 대책이 실제로 통했던 유일한 선례가 바로 ELW 규제다. 다만 강력한 규제가 시장을 사장시킨 전례였던 만큼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게 핵심과제로 떠올랐다.
국내 ELW 시장 일평균 거래대금 현황/그래픽=김지영
국내 ELW 시장 일평균 거래대금 현황/그래픽=김지영

"신중한 투자문화 정착."

2010년 10월 금융위원회가 ELW(주식워런트증권) 시장에 대한 1차 건전화 방안을 발표하며 제시한 기대효과다. 그러나 2·3차로 이어지며 거래 문턱을 높인 당시 정책은 과열 해소를 넘어 시장 붕괴를 유발한 실패작으로 남았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 열풍을 계기로 16년 만에 재등장한 고강도 상품규제에 증권가 촉각이 곤두서는 배경이다.

국내 ELW 시장은 2005년 12월 개설됐다. 첫해 거래대금은 일평균 210억원에 그쳤지만, 기존 파생상품과 달리 소액으로 예탁금·증거금 없이 콜·풋 옵션 투자에 나설 수 있게 한 초기 거래규정은 개인투자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국내 주식시장이 반등하자 ELW 시장은 급격히 팽창, 이듬해 거래대금을 일평균 8523억원으로 키웠다. 시장규모를 세계 2위까지 올려놓은 급성장세였다.

2010년 국내 ELW 시장은 거래대금을 일평균 1조6374억원까지 늘리며 정점을 찍었다. 그러나 파생상품의 위험성을 간과한 증권가 마케팅과 개인의 대규모 손실, LP(유동성공급자)·스캘퍼(초단타매매자)가 주도하는 거래환경은 투기 논란을 불붙였다. 금융위에 따르면 그해 7월 ELW 시장에선 일평균 100차례 이상 거래한 계좌가 전체 거래대금의 91.2%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해 10월 증시를 강타한 '도이치 옵션쇼크'는 파생상품 전반의 긴장감을 높이는 단초였다. 그렇게 나타난 ELW 시장 1차 건전화 방안(투자자 교육이수 의무화·LP 평가 강화 등)이 시행 이후 거래대금 감소폭이 미미한 수준에 그치자 금융당국은 재차 칼을 뽑았다. 이듬해 3월 검찰 기소로 불거진 ELW 스캘퍼 시세조종·DMA(Direct Market Access·직접전용주문) 특혜 의혹도 규제 수위를 높일 명분으로 작용했다.

문제는 후속 조처의 강도가 거래를 단념시키는 수준이었다는 데 있다. 일반투자자의 ELW 투자금액이 평균 400만~500만원 안팎이던 2011년 5월, 금융위는 2차 건전화 방안을 발표하며 기본예탁금을 1500만원으로 정한 뒤 같은 해 10월 본격 시행했다. 개인투자자 이탈은 이때를 기점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뒤따른 LP 활동제한 조처에 시장은 거래절벽을 마주했다. ELW 시장스프레드가 15%를 초과할 경우에만 LP가 호가를 제출할 수 있도록 제한한 3차 건전화 방안이 2012년 3월12일 시행되면서다. 2010년 이후 줄곧 20억~80억주를 오가던 일평균 거래량은 시행일 직후 10억주 아래로 낙하했다.

수익감소를 견디지 못한 증권사들이 잇따라 철수하면서 ELW 시장은 침체가 본격화했다. 2010~2011년 24곳에 달하던 ELW 발행사는 2012년 20곳, 2014년 10곳으로 급감한 데 이어 2023년 들어선 한국투자증권 등 3곳만 남아 사실상 명맥만 이어가는 중이다. 발행 감소보다 먼저 단행된 유동성 공급 축소는 예기치 못한 LP 감원을 낳기도 했다.

ELW 일평균 거래대금은 2014년 804억원까지 내려앉은 뒤 바닥을 헤매는 추세다. 코로나19(COVID-19) 랠리가 한창이던 2021년 1627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재차 1600억원대로 올라섰지만, 고점인 2010년의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사실상 시장이 고사했다고 입을 모은다.

장외 후폭풍도 적잖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고객 유치전 속에 스캘퍼에게 DMA 서비스를 제공한 국내 증권사 12곳은 전현직 대표가 부당거래 혐의로 줄줄이 기소되는 초유의 사태를 빚고 무죄를 확정받는 데 3년 이상을 보냈다. 파생상품 경험을 토대로 국내 ELW LP에 뛰어든 외국계 증권사들은 규제 여파로 시장을 잃자 해외 시장에 불만을 쏟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대외 신인도 측면에서 우려스러웠던 사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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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시호 기자

증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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