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일본 규슈 구마모토현에서 발생한 최대 규모 7.1의 지진 사망자가 38명으로 늘었다. 차에서 피난 생활을 하던 70세 여성이 온열질환으로 사망한 정황도 포착됐다. 이번 지진의 첫 재해관련사 의심 사례다.
구마모토현은 3일 오후 4시(현지시간) 비상재해대책본부 회의에서 이번 지진으로 현재까지 38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NHK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밤 9시 30분쯤 구마모토현 히카와마치에 사는 70세 여성이 집 앞에 세워둔 차량 운전석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다. 당시 차 안은 열기로 가득했고 연료도 떨어진 상태였다. 구마모토현은 해당 70세 여성을 '재해관련사 의심'으로 분류했다.
지진 충격으로 바로 숨진 것인지 파악 중이던 사망자는 2명이었다. 이 중 히카와마치의 10대 여성 1명은 지진에 의한 직접사망으로 확인됐다. 나머지 1명은 여전히 조사 중이다.
재해 관련사망자는 건물 붕괴, 산사태 등 재해 충격으로 즉사하진 않았으나 이후 악화된 환경, 지병 등 간접 원인으로 사망한 사람이다.
기무라 다카시 구마모토현 지사는 2일 열린 회의 후 "차량에서 잘 때는 엔진을 켜고 환기하며 '이코노미클래스 증후군(심부정맥 혈전증)'과 열사병을 예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3일 오후 4시 기준, 구마모토현 내 대피소 162곳에는 8383명이 대피 중이라고 NHK가 보도했다.
일본은 지진에 의한 직접사망자와 관련사망자를 구분해 집계한다. 지진 자체 충격 못지않게 피난 과정에서 숨지는 사람이 많아서다. 1995년 한신·아와지 대지진 당시 피난 생활 악화로 900명 넘게 숨지면서 재해관련사 제도가 마련됐다.
2016년 구마모토 지진에선 전체 사망자 270여 명 중 80% 넘는 220명이 관련사망자였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에선 3800명이 넘는 관련사망자가 발생했다.
재해 관련사망의 주요 원인으로는 열악한 피난 환경으로 인한 지병(심혈관계·뇌혈관 질환) 악화, 감염병, 정신적 스트레스가 꼽힌다. 차량 등 좁은 공간에 오래 앉아 있다 혈전이 혈관을 막는 '이코노미클래스 증후군'도 대표적이다. 이번에 숨진 70세 여성 역시 차 안에서 피난 생활을 하다 이 증후군이나 열사병으로 사망한 재해관련사 의심 사례다.